감독대행이 오든, 2군이 오든 벤투 감독은 자신의 길을 간다

 

[스포츠월드=김진엽 기자] “다른 팀 상황에 신경 쓰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동아시아 최고의 무대라는 수식어가 점점 퇴색되고 있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2019년도 대회는 오는 12월 부산에서 열린다. 10일부터 18일까지 남자부 한국, 중국, 일본, 홍콩, 여자부 한국, 중국, 일본, 대만으로 치러진다. 동 대회 정상 4회로 최다 우승국이자 2회 연속 우승을 자랑하는 남자 대표팀은 3회 연속 트로피를 꾀하지만 유력 경쟁자인 중국, 일본이 힘을 많이 뺀 채로 부산행 비행기에 올라 시작 전부터 김이 샌다.

 

중국은 사령탑 없이 온다. 마르첼로 리피 감독이 아닌 중국 슈퍼리그 우한 주얼 감독인 리티에 감독이 대행 형태로 팀을 이끌 예정이다. 그뿐만 아니라 일본의 경우 과거 코파 아메리카에 참가했던 것처럼 1군이 아닌 2군에 가까운 전력으로 이번 대회에 임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대회 위상이 떨어질 대로 떨어지는 상황.

 

자존심이 상할 법도 하지만, 파울로 벤투 남자대표팀 감독은 프로답게 전력을 다해 경기를 뛰는 게 진짜 자존심을 세우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을 통해 그는 “우리는 우리 팀 일에 집중하는 게 맞다. 다른 팀 상황에 신경 쓰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상대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매 경기를 치를 것이다. 해외파 등을 소집하기 어려운 제약이 있어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 데만 집중하고 준비할 계획”이라고 우승을 정조준했다.

 

“상대가 어떻게 나오든 우리의 소집 명단에는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며 말을 이은 벤투 감독은 “내가 이 자리에서 분명하게 약속할 수 있는 건 난 대표팀 감독으로서 어떤 대회를 나가든 항상 현장에서 지휘할 것이다. 나를 대신해 다른 코치가 팀을 지휘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고 힘줘 말했다.

 

 

벤투 감독의 말처럼 이번 대회에는 손흥민(27·토트넘) 등 주요 해외파 선수들을 부를 수 없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관하는 A매치 대회가 아닌 까닭이다. 이에 벤투 감독은 지켜는 봐왔지만, 평소 부르지 못했던 선수들을 소집해 기량을 확인할 계획이다. 복잡하고 난해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길을 걷는 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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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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