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시현의 톡톡톡] 제임스 카메론

 

‘터미네이터’, ‘에일리언’, ‘타이타닉’, ‘아바타’. 이 가운데 한 작품 이상 안 본 성인은 거의 없을 겁니다. 이 모든 작품을 만들어낸 흥행보증수표 제임스 카메론 감독. 그 분과의 영상 기자회견이 있었습니다. 어떤 분일까 무척 궁금했죠. ‘거장’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정도로 대단한 분인데요. 예상밖의 아주 귀여운 검정 티셔츠를 입고 등장하셨더라구요. 첫 인사도 “헬로우”가 아니라 “먼저, 아이 씨 유(I see you), 어, 잠깐만 영화가 틀렸네요”라고 농담을 던지셨습니다. 오전에 ‘아바타’ 작업하다가 와서 헷갈렸다며. 그 덕에 많은 분들 긴장 풀고 시작하셨을 겁니다.

 

이렇게 대단한 분도 처음은 있었으니, 바로 1984년의 ‘터미네이터’였습니다. 그리고 ‘터미네이터2’에서 아놀드 슈왈제네거 배우의 “I’ll be back"이라는 대사처럼 2019년 다시 한 번 새로운 ‘터미네이터-다크페이트’를 가지고 진짜 ‘짠’하고 나타나셨네요. 이번엔 감독이 아닌 제작자로 말입니다. 이 영화를 만들면서 카메론 감독님은 지난 시리즈를 존중하고, ‘터미네이터’를 사랑하는 팬들을 만족시키면서 동시에 과거 시리즈를 넘어서는 새로운 모습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했다는데요. 린다 해밀턴(사라 코너역) 배우의 컴백이 신의 한수가 아니었을까 합니다.

 

항상 새로운 것을 창조해야 하는 자리이다보니, 흔하고 전형적인 것은 버리고 늘 남다른 선택을 찾게 되는데요. 그래서 흔하디 흔한 남성의 액션이 아닌 여성의 액션. 그중에서도 젊은 여성이 아닌 60대 완숙(?)한 여배우의 액션을 선택했다고 했습니다. 우리 나라 동갑내기 1956년생 배우가 김영란 배우, 유지인 배우. 이 고운 분들의 액션이 상상이 가십니까. 그런데 린다 해밀턴은 1년 이상의 노력 끝에 정말 멋진 사라코너의 컴백을 만들었죠. 심장 수술을 받고도 훈련을 쉬지 않는, 살아있는 터미네이터 그 자체인 아놀드 배우와 함께 건재한 린다 배우를 보며, 젊은 시절 터미네이터를 좋아했던 팬들은 향수뿐 아니라 ‘나도 아직 할 수 있어’라는 용기를 얻을 것만 같습니다.

 

새롭게 팬이 될 젊은이들에게는 ‘우리 각자가 매 순간 미래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것을 믿나요. 우리에겐 세상을 바꿀 힘이 있고, 우리가 세상을 구할 사람들입니다’라는 터미네이터를 관통하는 메시지를 주고 싶다는데요. 또 한 편의 세대를 아우르는 영화가 탄생한 느낌입니다. 이미 후속편에 대한 스토리 구상은 있지만, (이번 작품의) 성공 여부에 달려있다며 슬며시 웃는 카메론 감독님. 어쩌죠. 터미네이터-다크페이트 보자마자 속편이 보고싶네요.

 

배우 겸 방송인 류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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