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고양 전영민 기자] “어떤 활약을 해줄지 저도 모르겠습니다.”
29일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전자랜드-오리온전이 열린 고양체육관. 추일승(56) 오리온 감독은 대체 외국인 선수 올루 아숄루를 언급하며 껄껄 웃었다. 힘만 놓고 보면 리그 전체에서도 압도적인데 경기 중 플레이는 도저히 예측할 수 없단 뜻이었다. 팀은 시즌 초반부터 하위권으로 처진 상황, 아숄루를 향한 우려와 기대가 공존하는 한 마디였다.
오리온이 전자랜드에 72-79(15-16 22-25 14-19 21-19)으로 패했다. 2쿼터까지 팽팽한 접전 양상을 만들었는데 3쿼터부터 전자랜드의 외곽슛을 통제하지 못했다. 종료 6분여를 남기고 4점 차까지 따라갔지만 이번엔 공격에서 힘을 내지 못했다. 경기 내내 리딩을 맡은 가드 이현민과 조던 하워드도 후반부터 볼 배급을 원활하게 하지 못했다. 이승현과 장재석은 골밑에 고립됐다. 패턴 플레이도 수월하지 않았다.
가장 큰 문제는 외인 아숄루의 존재감이었다. 보이지 않는다고 하기에도, 압도적이라고 말하기도 애매하다. 추 감독은 이날 상대 외인 머피 할로웨이 봉쇄를 위해 로테이션 수비를 꺼내들었다. 성공하는 듯 보였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빈틈이 커졌다. 오숄루가 분명 상대 할로웨이와의 골밑싸움과 매치업에서 밀리지 않는데 마크맨을 놓치는 장면이 자주 연출됐다. 김낙현이 연거푸 3점슛을 성공시킬 때부턴 전체적인 로테이션도 무너졌다.
공격도 효율적이지 않았다. 아숄루는 이날 5득점을 기록했다. 야투 시도 다섯 번 중 두 개만 림에 적중했다. 3점슛도 골대를 외면했고, 자유투 성공률도 33%(6회 시도, 2회 성공)에 그쳤다. 공격리바운드도 하나도 잡지 못했다. 심지어 팀 동료들과 동선마저 겹쳤다. 아숄루가 골밑에서 제대로 무게중심을 잡아주지 못하자 오리온의 공격은 외곽에서만 공이 돌았다. 최진수나 허일영 등 슈터들이 슛을 쏘기엔 전자랜드 수비진도 외곽 수비에 무게를 뒀다. 골밑도, 외곽도 모두 놓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오리온의 2019~2020시즌 초반이 힘겹다. 외국인 선수 마커스 랜드리가 시즌 초반부터 부상으로 이탈했다. 결국 대체 용병을 물색해 바로 올루 아숄루를 데려왔다. 적응에 시간이 걸리는 건 예견했던 바인데 팀 전체가 삐걱인다. 로테이션 자체가 낯선 탓에 공격이나 수비에서도 동료들과 호흡이 겹치는 빈도가 잦다. 두 얼굴의 사나이 아숄루가 일관적인 모습이 추 감독을 웃게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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