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엿보기] ‘가을을 즐기는’ 안우진, KS 앞두고 배구장 찾은 사연은?

 

[스포츠월드=잠실 이혜진 기자] “또 언제 올지 모를 기회, 몸이 부서져라 던져야죠.”

 

가을에 ‘더’ 강해지는 안우진(20·키움)이다. 플레이오프까지 포스트시즌 통산 11경기에서 20⅔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1.31을 기록 중이다. 프로데뷔 2년차임에도 긴장하는 모습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안우진은 “확실히 정규시즌과는 분위기 자체가 다르다. 마운드에 오르긴 전엔 심장이 막 빨라지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면서 “그래서인지 아드레날린 같은 것들도 더 나오는 느낌이다. 생각했던 것보다 스피드도 더 나오고, 집중하게 되는 듯하다”고 말했다.

 

생애 첫 한국시리즈를 앞두곤 무엇을 했을까. 안우진은 체육인 집안 출신이다. 어머니가 여자배구 한일합섬에서 선수생활을 했던 김지은 심판이다. 머리도 식힐 겸 절친 강백호(20·KT)와 함께 배구장을 찾은 까닭이다. 18일 인천에서 열린 프로배구 남자부 대한항공과 한국전력의 경기를 관람했다. 안우진은 “쉬는 날이었는데, 집에만 있는 것보다는 움직이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어머니가 일하시는 모습을 (현장에서) 직접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어린 시절 어머니를 따라 배구를 배우기도 했다. 그러나 리시브 과정에서 느껴지는 손목 통증이 너무 강렬했다. 안우진은 “유치원도 다니기 전이었는데, 너무 아프더라”고 껄껄 웃었다. 오히려 그로부터 며칠 뒤 아버지가 하는 ‘사회인 야구’를 접하고선, 야구에 푹 빠지게 됐다. “공을 던지고, 받고, 치는 것들이 너무 재밌었다”고 운을 뗀 안우진은 “그땐 야구는 안 아픈 스포츠인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었다. 야구도 많이 힘들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프로선수로서의 생활을 잘 아는 어머니인 만큼, 특별한 조언을 해주진 않았을까. 안우진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어머니 마음이 다 그러하듯, 그저 아프지 않기만을 바라신다”고 말했다. 오히려 떨리는 마음에 경기도 제대로 잘 못 보신다고. 그 마음을 알기에 안우진은 더욱 마음을 다잡았다. 안우진은 “첫 한국시리즈이지만, 또 언제 제게 기회가 올지 모르는 것 아닌가.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후회 없이 하려 한다. 몸이 부서져라 던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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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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