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스타] ‘좋아하면 울리는’ 송강 “요즘 고민은 연기…배움 많은 캐릭터 연기하고 파”

[스포츠월드=정가영 기자] 배우 송강은 아직 배울 것이 많은 신인이다. 하지만 연기를 향한 열정만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대본을 받아 들면 고민하고 또 고민하는 ‘미래가 기대되는’ 배우다. 

 

지난달 22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좋아하면 울리는’(이하 ‘좋알람’)은 좋아하는 사람이 반경 10m 안에 들어오면 알람이 울리는 ‘좋알람’ 어플이 개발되고, 알람을 통해서만 마음을 표현할 수 있다고 여겨지는 세상 속 로맨스를 그린다. 송강은 자신의 감정에 솔직한 ‘직진남’ 황선오를 연기했다.

시즌1에서 김조조(김소현), 황선오(송강), 이혜영(정가람)은 서로 다른 오해와 사랑의 갈등 끝에 고등학생에서 성인으로 성장했다. “선택은 김조조가 하는 걸로”라는 대사가 의미하듯 열띤 삼각관계의 결말이 지어지지 않은 채 총 8부작이 마무리됐다. 시즌1의 성공 여부에 따라 시즌2 제작 여부가 결정되는 만큼 결말의 궁금증도 더욱 커지고 있다.

 

최근 스포츠월드와 만난 송강은 “반응이 생각보다 너무 좋은 것 같다”며 ‘좋알람’의 흥행을 점쳤다. 그는 “만일 시즌2에 참여하게 된다면 대사톤을 보완하고 싶다. 시즌1을 보면서 일상생활의 대사 중 어색한 부분이 느껴졌다. 표정도 더 자연스럽게, 더 ‘선오답게 만들고 싶다. 아마 선오에 대해 더 잘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달라질 황선오의 모습을 미리 귀띔했다. 

 

‘900대 1’이라는 초유의 경쟁률을 뚫고 ‘황선오’를 꿰차기까지 송강의 노력은 계속됐다. 처음엔 회사로 연락이 와 대본을 접하게 됐고, 둘씩 짝을 맞춰 들어가는 ‘일반적인’ 오디션으로 출발선에 섰다. “나보다 옆자리 지원자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다. 그래서 떨어질 줄 알았는데, 3주 뒤쯤 최종 오디션을 보자며 연락이 왔다”는 송강은 “열심히 준비했고, 합격 소식을 받고 정말 기뻤다. 그날 잠을 못 잤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좋알람’을 위해 후회 없는 오디션을 보고 왔다고 자신감을 내비친 송강. 평소 오디션장에 가면 긴장해서 몸이 얼어붙고 잘 보이려 과해지기 마련인데, 확실히 지금까지의 오디션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과장 없이 ‘나라면 어떻게 할까’를 먼저 생각했고 역할을 따냈다. 

 

세 명의 주인공 김소현, 정가람은 모두 조조와 혜영의 해피엔딩을 기원하는 ‘혜영파’임을 밝혔다. 선오를 연기한 송강도 마찬가지였다. 혜영이의 다정하고 배려깊은 모습에 ‘내가 하면 멋있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선오를 연기하며 잠깐 ‘선오파’가 되기도 했지만, 다시 ‘혜영파’가 되고 말았다. 이제껏 혜영이의 행복까지 혼자 차지한 ‘다 가진’ 선오가 멀리서 바라볼 수 있는 친구가 됐으면 한다는 바람에서였다. 

‘혜영파’로서 선오를 연기하기 힘들기도 했다. 성격도 다른 것 같고,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떻게 선오를 표현할까 고민도 하고 주위에서 조언을 얻었다. 계속해서 웹툰을 보면서 느낀 ‘황선오’는 표현에 서투르지만 마음 가는 데로 ‘직진’하는 인물이었다. 여리고 시크하기도 하지만 스스로 결정해 추가적인 요소를 가미하진 않았다. 원작 팬들이 많기에 마음대로 더하고 빼는 것도 조심스러웠다. 그저 ‘있는 그대로’ 황선오를 표현하고자 했다. 

 

실제 송강의 사랑법을 묻자 “비슷한 쪽은 혜영이”라고 수줍게 답했다. “안 좋은 건 알지만 연애할 땐 상대방이 내 마음을 알아줬으면 좋겠고, 못 알아지면 삐지곤 한다. 고쳐나가야 할 부분은 것도 알고 있다”면서 “그래도 멀리서 바라봐 주고 지켜봐 주려고 하는 게 혜영이와 닮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렇지만 혜영이 보다는 더 애교 있는 스타일”이라고 솔직하게 답했다. 

 

‘좋알람’의 주인공은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들이다. 20대 성인으로 ‘고등학생의 사랑법’을 표현하기 어려움은 없었을까. “보조 출연자들이 전부 고등학생으로 이뤄져 실제 고등학생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도움을 많이 얻을 수 있었다”는 송강은 “어떻게 해야 풋풋함을 살리면서 더 유치하게 찍을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답했다. 그가 생각한 고등학생들의 사랑은 ‘순진함’이다. 성인들의 사랑은 재고 따지는 편이라면, 이들은 자기감정만 생각하는 것 같다고 비교했다. 

송강이 배우의 꿈을 키운 건 20대 초반. 학교를 졸업하고 집에만 있는 스스로에게 화가 난 그는 뭘 해야 할 지 몰라 ‘군대를 가야 하나’ 고민까지 했고, 때마침 영화 ‘타이타닉’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만났다. 영화 속 그의 모습은 ‘살면서 처음 보는 눈빛’이었다. “너무 멋있었다”며 눈을 동그랗게 뜬 송강은 “그 눈빛을 보고 연기를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연기를 시작하며 내성적이 된 송강의 성격은 ‘좋알람’ 캐스팅 소식을 들은 지난해부터 더 조심스럽게 바뀌었다. 배우는 ‘평가받는 직업’이라는 게 확 와 닿았기 때문이다. 평소엔 대담한 편이라 생각됐지만, 더 내성적인 집돌이로 변했다. 그는 “남들 앞에 서는 게 두렵고 발가벗겨진 기분이었다. 처음 연기를 시작했을 땐 모든 스태프가 나를 보고 있다는 생각에 몸도 딱딱해지고 로봇같이 대사했다. 그러다가 ‘좋알람’ 후반에 와서는 몸도 풀리고 표정도 자연스러워졌다. 배우들과 감독님과 소통을 많이 한 덕”이라고 밝혔다. 

 

특히 SBS ‘인기가요’ MC의 경험이 송강에게 큰 도움이 됐다. 송강은 “MC를 할 땐 카메라를 보면서 말해야 한다. 그로 인해 카메라 울렁증이 많이 없어진 것 같다”고 돌아봤다. 시작에 앞서 ‘성격 개선’을 목표로 둔 소속사의 전략이 통한 것 같다며 활짝 미소 지은 송강은 “처음엔 부담스러워서 잠을 한숨도 못 잤다. 스튜디오에 들어가기 전까지도 심장이 너무 떨려서 도망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막상 하고 나니 재밌더라. 생방송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긴장감 완화에도 도움이 됐다”고 장점을 술술 전했다.

 

스무살에 처음 배우의 꿈을 꾸기 시작했고, 이제 데뷔 3년 차 배우가 됐다. 물론 또래보다 늦은 출발에 초조하기도 다급하기도 했다. 그런 송강을 격려해 준 건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에 함께 출연하고 있는 선배 정경호였다. 다급한 마음을 털어놨더니 ‘넌 아직 어려서 지금부터 해도 잘 될 거다’라는 말을 건넸고, 배우의 수명이 기니까 여유롭게 하다 보면 기회가 올 거란 희망도 불어 넣어줬다. 진심 어린 위로를 건넨 정경호가 이제 그의 롤모델이 됐다. “사람 자체가 너무 좋으시다”며 치켜세운 송강은 “계속 같이 연기하고 싶고, 자주 연락하고 만나고 싶다. 같이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분”이라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나이 차가 나지만 장벽이 없는 것 같다. 연기할 때도, 대화할 때도 친구처럼 다가와서 연기할 때 더 재밌는 것 같다”며 쉬지 않고 말을 이었다. 

 

요즘 송강의 가장 큰 고민은 ‘연기’다. 대본을 보면서 ‘이 신을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 그는 “표현할 방법은 많은데 시청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까 생각하면 답이 없는 것 같다. 내 안에서 어떻게 해결할지 감독님께도 많이 여쭤보는 편이다. 그럴 때마다 ‘하고 싶은대로 하라’는 답을 듣는데, 하고 싶은 대로가 어떤 것일지, 생각이 꼬리를 문다”라고 투정 섞인 목소리를 냈다. 

 

“밝은 캐릭터도 좋지만 잔인하고 나쁜 역할도 해보고 싶다”는 송강은 아직 연기에 목마르다. 자신의 성격과 다르면서도 배울 게 많은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은 바람이 굴뚝같다. “힘들 것 같지만 자기화해서 소화한다면 더 큰 발전이 있을 것 같다. 연기의 폭이 넓어질 기회가 되지 않을까”라고 앞을 내다본 송강은 오래 연기하는 배우로, 팬들에게 끝까지 남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소망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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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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