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LG의 일원이니까”...윌슨, 이런 외인 또 없습니다

[스포츠월드=최원영 기자] ‘이런 외인 또 없습니다.’

 

프로야구에서 잘 뽑은 외인 한 명이 내는 효과는 상상 이상이다. LG 투수 타일러 윌슨(30)은 실력뿐 아니라 바른 인성까지 뽐내며 팀을 흐뭇하게 했다.

 

차명석 LG 단장은 최근 윌슨과의 일화 하나를 소개했다. LG는 전반기 종료 직전 허리 부상이던 토미 조셉을 웨이버 공시하고 카를로스 페게로를 새로 영입했다. 이에 윌슨이 차 단장에게 직접 메시지를 하나 보냈다.

 

‘내 친구 조셉은 좋은 사람이고, 지금도 나와 좋은 관계를 맺고 있지만 팀은 성적을 내야 한다. 새 외인이 필요한 게 사실이다. 나는 단장의 선택을 지지한다. 구단이 원한다면 페게로가 한국에 잘 정착하게끔 내가 옆에서 많이 도와주겠다. 우리 외인들 모두 LG의 일원이다. 우승을 위해 열심히 하도록 돕겠다’는 내용이었다.

 

차 단장은 “역대 외국인 선수를 통틀어 이 정도로 팀을 위해 희생하는 선수는 정말 처음이다. 실력을 떠나 이런 마음가짐을 갖춘 선수가 있다는 게 단장으로서 정말 행복하다”고 진심을 내비쳤다.

 

왼쪽부터 LG 켈리, 윌슨

 

지난해부터 LG와 함께한 윌슨은 평소 한국어 공부를 꾸준히 하며 동료들에게 다가갔다. 현재는 듣고 말하는 것뿐만 아니라 읽고 쓰는 것까지 가능하다. 그만큼 야구 외적으로도 팀에 융화되기 위해 노력했다.

 

실력은 더 훌륭하다. 지난해 26경기 170이닝서 9승4패 평균자책점 3.07을 기록한 그는 올해도 전반기 20경기 130⅔이닝서 9승5패 평균자책점 2.55로 호투했다. 소화 이닝 1위, 퀄리티스타트 공동 1위(16회), 평균자책점 3위, 다승 공동 5위, 이닝당 출루허용률 5위(1.10)로 주요 지표에서 모두 상위권에 들었다. 1선발로서 백점 만점의 활약이었다.

 

후반기 각오도 ‘팀’을 향한다. 윌슨은 “LG가 후반기에 처진다는 걸 알고 있다. 올해는 반드시 가을야구에 진출할 것이다. 작년과 다르게 반등해보겠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개인적인 목표도 비슷하다. 먼저 좋은 ‘팀원’이 되고 싶다”며 “선발 출전해 최대한 많은 이닝, 최소 5이닝 이상 소화해 불펜에 과부하가 걸리지 않게 하겠다. 팀 승리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외인이 아닌 그 이상의 가치를 보여준 윌슨이다.

 

yeong@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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