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고척돔 최원영 기자] ‘키움에 가면 주원이도 있고, 상우도 있고.’
장정석 키움 감독이 마무리투수 자리를 놓고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확실한 카드가 한 명도 아닌 둘씩이나 있어서다.
올 시즌 초반 키움의 마무리는 조상우였다. 조상우는 최고구속이 시속 156㎞에 달하는 묵직한 패스트볼을 주 무기로 뒷문을 지켰다. 개막 후 한 달간 평균자책점 0의 행진을 이어갔다. 4월26일까지 13경기에 나서 1승 12세이브를 수확하며 위용을 떨쳤다. 그러나 5,6월 들어 평균자책점이 급격히 늘어났다. 설상가상으로 오른쪽 어깨 근육 손상까지 겹쳤다. 지난달 9일까지 총 23경기 25이닝서 1승4패 18세이브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한 채 2군으로 향했다.
새 클로저를 물색하던 장정석 감독은 오주원을 택했다. 장 감독은 “주원이는 2004년에 데뷔해 경험이 무척 풍부하다는 것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며 “볼넷이 적고 타자를 상대할 줄 아는 선수다. 구위나 투구 페이스가 정말 좋아졌다. 작년에도 팀이 어려울 때 마무리를 맡은 적 있다”고 설명했다.
장 감독의 눈은 정확했다. 오주원은 지난달 11일부터 가장 최근 등판인 지난 11일 KT전까지 총 14경기에 출격해 순식간에 1승 12세이브를 쓸어 담았다. 동시에 14경기 연속 무실점으로 완벽한 수호신으로 거듭났다. 시즌 평균자책점도 2.08에서 1.26까지 낮췄다.
오주원이 버텨준 사이 조상우가 부상을 털어내고 지난 15일 1군에 복귀했다. 장 감독은 이미 머릿속 계산을 마쳤다. “당분간은 ‘마무리 오주원’ 체제를 굳힐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현재 불펜이 무척 안정적으로 돌아가고 있다. 굳이 이 흐름을 흔들 필요는 없을 듯하다”며 “후반기에 경기를 치르며 변화가 생길 순 있다. 상황을 계속 지켜봐야겠지만 우선 마무리는 최근 컨디션이 좋은 오주원으로 간다”고 밝혔다.
조상우의 활용법도 계획해뒀다. 장 감독은 “나는 9회만큼 6회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상우는 흐름을 끊어줄 수 있는 선수다. 승부처가 될 만한 타이밍에 기용하려 한다”며 “일정이 안 맞아 퓨처스리그 등판은 못했지만 라이브 피칭은 전부 소화했다. 몸 상태는 완벽하다. 돌아와 줘서 든든하다”고 미소 지었다.
실제로 조상우는 16일 삼성전에서 대체선발 김선기가 5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고 내려가자 6회 곧바로 등판했다. 공 8개로 빠르게 1이닝을 지우며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렀다. 키움의 마운드가 한층 더 단단해졌다.
yeong@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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