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에어컨 바람에 벌벌 떠는 척추… '허리통증 주의보'

[정희원 기자] 여름철 없어서는 안 될 가전이 '에어컨'이다. 장마철에는 제습 역할까지 챙기다보니 하루 종일 에어컨을 '풀 가동'하는 날도 적잖다.  

 

하지만 과도한 냉방은 자칫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특히 냉기가 체내로 오랜 시간 침투할 경우 허리디스크·척추관협착증 같은 척추질환까지 일으키는 등 근골격계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인체의 건강을 지켜주는 적정 온도는 36.5도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에어컨 바람을 지속적으로 쐴 경우 적정 신체 온도가 유지되기 어렵다. 냉방으로 인해 신체온도가 강제로 떨어지면서 말초 혈관이 위축되는데, 이럴 경우 혈액순환이 저하된다.  

 

척추는 혈액순환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신체기관이다. 만약 혈액순환이 불균형해지면 척추로 유입되는 혈류량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이후 척추 주변 근육이 경직돼 지지 능력까지 상실한다. 이처럼 척추 주변 근육 및 인대의 경직 현상이 나타나면서 염좌를 일으키고 나아가 허리디스크, 척추관협착증 발병까지 초래할 수 있다. 

 

허리디스크는 척추 뼈와 뼈 사이에 있는 물렁뼈 조직인 '추간판(디스크)'이 탈출하면서 신경을 눌러 통증을 일으키는 증상이다. 차가운 에어컨 바람에 의해 척추 주변 근육 및 인대 지지 능력이 떨어지면 추간판 탈출이 가속화된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을 압박해 통증이 나타나게 되는 퇴행성 질환이다. 에어컨을 장시간 가동할 경우 냉기 노출이 장시간 이뤄져 혈액순환 불균형에 따른 척추 주변 근육 및 인대의 퇴행성 변화가 앞당겨질 수 있다. 

 

사무직 직장인, 고령층은 냉방으로 인한 척추 건강 관리에 더 신경쓸 필요가 있다. 사무직 직장인은 업무 특성상 의자에 장시간 앉아 있어야 하는데 이때 에어컨 냉기까지 더해질 경우 척추에 큰 무리가 갈 수 있다. 게다가 차가운 공기에 오래 노출될 경우 신체가 경직되면서 갑작스럽게 움직일 경우 부상의 위험성도 높아진다.  

 

고령층의 경우 노화에 따른 척추의 퇴행성 변화가 빠르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척추 건강을 지키려면 에어컨 가동시간을 탄력적으로 설정하는 게 좋다. 1시간 가동 시 5~10분 정도 멈추고 환기를 시키는 게 바람직하다. 만약 개방형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직장인이라면 카디건 등 긴소매 상의를 별도로 챙기자. 뭉친 허리 근육을 풀어주는 스트레칭도 간간히 시행하는 게 유익하다. 

 

고도일병원 고도일 병원장은 "퇴행성 질환을 앓고 있는 고령층, 평소 허리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 오랜 시간 서 있거나 앉아 있어야 하는 직업군은 과도한 냉방에 의해 척추건강이 더욱 빠르게 악화될 수 있다"며 "허리 통증이 지속되면 병원을 찾아 정밀 검사를 실시함으로써 이상 여부를 조기에 파악하는 게 일상생활로의 복귀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happy1@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