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허리’ 지킨 임찬규 “그동안 팀에 너무 미안했다”

[스포츠월드=잠실 최원영 기자] LG의 연패 탈출, 그 뒤에는 임찬규(27)가 있었다.

 

LG는 최근 내리막길을 걸었다. 4연패 수렁에 빠져 3위 자리를 키움에 내주고 4위로 내려앉았다. 27일 잠실에서 열린 SK와의 홈경기에서도 패색이 짙었다. 휴식 차 엔트리에서 말소된 이우찬의 대체선발로 신정락을 내세웠는데 이 카드가 실패했다. 신정락은 3회 사사구 3개로 무사 만루를 자초했다. 폭투로 한 점, 정의윤에게 적시타를 맞아 또 한 점을 내줬다. 마운드를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 이어 공을 건네받은 건 임찬규였다.

 

임찬규는 최근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다. 16일 두산전에 선발 등판해 8타자를 상대하는 동안 1피안타 5사사구로 무너져서다. 당시 그는 1이닝 4실점으로 고개를 숙였다. 팀도 KBO리그 역대 한 이닝 최다 타이기록(8개)을 세웠다. 불명예스러운 하루였다.

 

임찬규는 절치부심했다. 이후 20일 삼성전부터 25일 SK전까지 총 4경기 5이닝에 출전해 1실점만 기록하며 경기력을 가다듬었다. 27일 SK전에서는 위기에서 팀을 구했다. 신정락이 강판당하자 홀로 3⅓이닝을 책임지며 허리를 받쳤다. 1피안타 2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버텼다. 이후 진해수, 정우영, 고우석이 마운드에 올라 SK 타선을 꽁꽁 봉쇄했다. 그 사이 김용의와 오지환의 적시타가 터지며 6-4 승리를 완성했다. 만약 임찬규가 중간에서 제 역할을 해주지 못했다면, 그래서 더 많은 점수를 내줬다면 결코 상상할 수 없는 시나리오였다.

 

경기 후 임찬규는 “정말 오랜만에 승리에 도움이 된 것 같아 다행이다. 그동안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해 많이 미안했다”며 진심을 전했다. 이어 “체인지업이 제구가 잘 되며 좀 더 좋은 투구를 할 수 있었다. 아직 밸런스가 정상적으로 돌아오진 않았다”며 “밸런스를 잡는 데 많은 노력을 쏟고 있다. 빨리 밸런스를 찾아 ‘자주’ 팀에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그간의 마음고생을 털고 마운드를 지킨 임찬규. 그가 LG의 연패 탈출에 숨은 공신 역할을 톡톡히 했다.

 

yeong@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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