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울산 김진엽 기자] K리그 구단이 모두 탈락했다.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 8강에는 한국팀이 없다. 더는 아시아 맹호라는 호칭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북현대와 울산현대는 지난 25일 각각 상하이 상강(중국), 우라와 레즈(일본)와 ACL 16강 2차전을 치렀다. 지난 1차전에서 전북은 1-1 무승부, 울산은 2-1 역전승을 거뒀다. 두 팀 모두 원정에서 호성적을 챙긴 덕에 8강 동반 진출 가능성을 기대했다. 사실상 득점 없이 비기기만 해도 모두 다음 라운드로 갈 수 있었다.
하지만 이는 설레발이었다. 두 팀 모두 2차전에서 무기력하게 졌다. 그것도 유리한 상황에서 치르는 안방 경기에서 허무하게 상대에게 8강 티켓을 내줬다. 전북은 1-1 무승부 끝에 승부차기로 아깝게 패한 것처럼 보이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질 경기였다. 상대가 여러 차례 맞춘 골대 슈팅 중 하나만 영점이 정확했어도 역전패를 당할 거였다.
부진한 경기력은 울산도 마찬가지. 경기 전 공격적인 운영을 펼치겠다고 호언장담했으나, 상대가 준비한 전략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오히려 전북보다 심했다. 이날 경기를 위해 주말 리그 일정까지 변경했는데, 세 골 차로 크게 지는 굴욕을 보였다.
더 자존심이 상하는 건 이 두 팀이 이번 시즌 K리그 우승을 경쟁하는 구단이라는 점이다. 전북이 패한 상하이는 중국 슈퍼리그 현재 2위다. 울산에 망신을 준 우라와는 무려 리그 10위다. 18개로 운영되는 J1리그 절반보다 밑에 있는 구단에 졌다.
흔히 한국 축구를 말할 때 아시아 맹호라고 부른다. 엠블럼에 박힌 호랑이와 아시아 무대를 점령한 경기력 덕에 생긴 별명이다. 비단 대표팀에만 해당하는 게 아니다. ACL에서도 꾸준히 좋은 성적을 보여 한국 축구를 통칭하는 설명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현실을 확실하게 인지하고 받아들여야 할 때다. 동부아시아에서 거액의 투자로 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인 중국, 일본 프로리그와 전력상 큰 차이를 보인다. 선수단 구성뿐만 아니라 서포터즈 문화, 각 구단의 전반적인 저변 투자 등에서 상대가 안 된다. 지금까지 투지라는 이름으로 잘 버텨왔지만, 그 간격이 점점 더 비약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서부아시아로 확대하면 그 차이는 더 크다. 그게 이번 16강의 결과다.
분명 토너먼트 진출은 나쁘지 않은 성적표지만, K리그를 대표하는 두 팀은 그 이상을 갔어야 했다. K리그는 더 이상 아시아 맹호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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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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