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세 권순우·내리막 정현…韓테니스 간판 교체 시작됐다

[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한국 테니스 간판이 바뀌는 걸까.

 

 수년간 한국테니스 ‘간판’은 정현(23·한국체대)의 차지였다. 지난해에 정점을 찍었다. 그랜드슬램대회인 호주오픈에서 준결승에 올랐다. 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 등 세계적인 랭커들을 차례대로 격파하며 ‘호주오픈의 기적’을 일궜다. 한국 선수 최초 메이저대회 4강 진출이었다. ATP 단식 세계 랭킹은 19위까지 수직상승했다.

 

 추락에 끝이 없다. 승승장구할 것만 같았던 정현이 경기에 나서질 못하고 있다. 지난 2월 ABN AMRO 월드테니스 토너먼트 1회전 탈락 후 두 달 넘게 경기 출전 기록이 없다. 허리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명확한 복귀 시점도 예측하기 어렵다. 1년 사이에 대회 불참 횟수만 늘어나고 있다. 세계 랭킹은 155위까지 떨어졌다.

 권순우(22·당진시청)가 정현 그 이상을 노리고 있다. 무엇보다 기세가 뜨겁다. 지난 5일 남자프로테니스(ATP) 비트로 서울오픈 챌린저 대회 정상에 올랐다. 올해 게이오 챌린저 대회에 이어 두 번째 단식 타이틀을 따냈다. 랭킹포인트도 100점을 추가했다.

 

 의미 있는 성과다. 챌린저는 ATP투어 대회보다 한 단계 아래다. 세계 랭킹 100위~300위권 유망한 선수들이 챌린저에서 경쟁을 펼치고 포인트를 쌓는다. 그리고 투어 진출을 위한 발판으로 삼는다. 정현도 지난 2016년부터 2년 연속 챌린저 대회 우승을 차지한 뒤 투어 선수로 발돋움했다. 뒤이어 2017년 넥스트 제너레이션과 2018년 호주오픈에서 실력을 과시한 바 있다.

 

 권순우도 정현과 같은 코스를 밟을 가능성이 크다. 6일부터 ATP 부산오픈 챌린저 대회에 나선다. 11번 시드를 받았고 1회전을 부전승으로 통과했다. 2회전에선 양쭝화(278위·대만)-케빈 킹(324위·미국) 경기 승자와 맞대결을 펼친다. 최근 기세, 그리고 어려운 상대가 아니란 점을 고려하면 세 번째 타이틀 획득도 무리는 아니다.

 

 내리막을 타고 있는 정현, 상승세에 올라탄 권순우. 간판 교체는 현재진행형이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대한테니스협회 제공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