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엿보기] “안정화가 필요해”…마운드가 버텨야 롯데가 산다

[스포츠월드=사직 전영민 기자] “선수들 스스로 위기를 이겨내야 한다.”

 

양상문 롯데 감독의 시선은 마운드에 향한다. 승리는 위태롭게, 패할 땐 와르르 무너진다. 특히 상대에 빅이닝을 허용하는 경우가 잦다. 양 감독의 우려가 잔재하는 이유다.

 

타선이 조금씩 살아나는 모양새다. 지난 16일 사직 KIA전에서 15안타를 뽑아냈다. 부진하던 카를로스 아수아헤가 안타 두 개를 기록했다 타순까지 바꾼 손아섭은 장타 하나와 볼넷으로 두 차례나 1루 베이스를 밟았다. 이대호가 2루타를 포함해 멀티히트를 기록했고, 이튿날엔 첫 타석부터 투런포를 터뜨렸다. 해줘야 할 선수들이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다.

 

마운드가 물음표다. 17일 기준 팀 평균자책점은 5.51에 이른다. 리그 최하위다. 선발과 구원 모두 불안정한 상태다. 두 차례 참사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지난달 27일 사직 삼성전 선발 장시환이 2⅔이닝 6실점, 네 명의 구원 투수가 17점(15자책)을 내줬다. 7일 사직 한화전에선 한 이닝에 16점을 헌납했다. 실책이 겹친 탓도 있지만 선발 장시환이 2이닝 6실점으로 무너졌고, 윤길현이 10점(2자책)을 허용했다. 승리를 따낸 16일 사직 KIA전에서도 김건국이 3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양 감독은 “타선보다 투수 쪽부터 잡혀야 한다”고 짚었다. 단순히 1패 혹은 블론세이브에 대한 질책이 아니다. 잘 흘러가다가도 빅이닝을 허용하는 경우에 대한 아쉬움이다. 스프링캠프에서부터 계획했던 ‘1+1’ 5선발 전략도 사실상 포기했다. “빅이닝을 허용하거나 너무 쉽게 실점하는 부분에서 안정화가 필요하다”고 운을 뗀 양 감독은 “투수들이 자기가 던질 수 있는 공을 던지지 못하고 있는 것도 안타깝다”고 진단했다.

 

원인은 다양하다. 자신감이 부족하거나 혹은 경험이 많지 않을 수도 있다. 두 가지가 복합적인 경우도 있다. 선수단 사기 저하로 이어지는 게 문제다. 오랫동안 필드에 서 있어야 하는 야수들은 집중력을 잃고, 투수는 의지를 잃기 마련이다. “위기 상황을 이겨내지 못하면 투수들이 컨디션도 가라앉는다”며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감독의 외침이 선수단에 닿을 수 있을까. 날씨처럼 풀려야 할 롯데 마운드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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