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정가영 기자] 변호사와 스타트업 CEO. 접점 없을 것 같은 둘의 만남이 ‘정답 없는’ 스타트업 길에 ‘방향’을 제시한다.
이 책은 ‘한국 경제의 미래는 스타트업에 있다’는 서문으로 시작된다. 스타트업은 새로운 기술로 과거에 존재하지 않았던 시장을 스스로 개척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우버의 매출은 10조 원에 못 미친다. 하지만 기업가치는 미국 자동차 빅3(GM, 포드, 크라이슬러)를 합친 것보다 많은 135조 원이다. 매출과 기업가치의 불일치는 버블이 아니라 국가 경제의 구조적 변화를 보여주는 현상이다. 새로운 성장 동력이 절실한 한국 경제에 스타트업이 필요한 이유다.
언제부터인가 젊은이들에게 창업을 권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여겨지기 시작했다. 이와 더불어 젊은 나이에 성공한 스타트업 CEO가 청년 창업의 모범 사례로 집중 조명을 받고 있지만, 막상 현실을 들여다보면 한국의 창업 및 스타트업 생태계는 척박하기 그지없다. 양과 질 모두 뒤처져 있다. 그렇다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이 책의 저자 손영택 변호사는 실타래처럼 얽힌 문제의 해답을 찾기 위해 청년 창업·스타트업 일선에서 뛰고 있는 CEO를 찾아간다. 그들의 성공 노하우와 미래 전략을 전하는 것을 비롯해, 한국에 앞으로 더 많은 스타트업 신화가 탄생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머리를 맞댄다.
데이블 이채현, 스캐터랩 김종윤, 베스핀글로벌 이한주, 아크릴 박외진, 8퍼센트 이효진, 원티드 이복기, 이큐브랩 권순범까지, 면면부터 화려하다. 저자가 만난 이들 모두는 지금 한국에서 가장 촉망받는 스타트업의 CEO다.
저자는 먼저 스타트업을 시작한 계기와 회사를 이끌어가는 원동력 등 어떻게 지금의 자리에 있게 되었는지 풀어간다. 혁신의 관점에서, 그들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기존 시장에 균열을 내거나, 완전히 새로운 기술로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던 시장을 만들어낸 경우다. 데이블, 스캐터랩, 8퍼센트, 원티드, 이큐브랩이 전자에 속하고 베스핀글로벌, 아크릴이 후자에 속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CEO들은 스포츠로 비유하자면, 금메달리스트들이다. 불모지에서 대단한 업적을 이뤄냈다. 이들에게 묻기 가장 쉽고 편한 질문은 ‘어떻게 성공했느냐’다. 만약 여기서 멈췄다면 뻔한 성공담에 불과했을 것이다. 저자는 한발 더 나아간다. 당신이 그 자리까지 올라오는 데 걸림돌은 무엇이었느냐고, 그리고 당신과 같은 금메달리스트가 더 많이 나오려면 어떤 게 필요하겠느냐고. 저자의 목소리 그리고 저자가 대신해서 전하는 목소리가 의미 있는 이유다.
손영택 지음. 292쪽. 한국경제신문.
jgy9322@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