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길 닿는 곳마다 '인생샷 명소'… 봄날의 제주를 담다

바굼지오름·도두동·용머리 해안에 엉덩물계곡·신창풍차해안도로까지 / 섬 전체 노랑·분홍 꽃길로 알록달록 셔터만 누르면 한 폭의 풍경화 완성

[제주=정희원 기자] 일상을 잠시 내려두고 떠나는 여행이 즐거운 것은 평소와 다른 분위기를 맘껏 즐길 수 있어서다. 이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단연 ‘사진’이다. 여행지에서의 즐거웠던 시간을 기록하는 것은 물론 SNS 프로필 사진을 바꾸는 것은 덤이다.

화사한 봄 분위기를 만끽하고 싶다면 제주도로 떠나보자. 제주도에 완연한 봄이 찾아왔다. 섬 전체가 노란색, 분홍색 ‘꽃길’로 알록달록 물들어 반긴다. 한국관광공사 제주지사는 최근 ‘더 예쁜 장소’를 찾는 여행트렌드에 맞춰 ‘촬영 포인트’를 소개했다. 이번 여행코스는 제주공항에서 서부권, 남부권, 동부권 방향으로 동선을 잡고 다니면 편리하다.

특별한 사진 앱 없이 스마트폰 기본카메라 셔터만 눌러도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제주도 ‘인생샷 명소’를 소개한다.

◆도두동 해안가, 무지갯빛 해안가서 ‘찰칵’

공항에서 자동차로 10~15분 남짓 달리면 인근의 ‘도두동’을 만날 수 있다. 도두동은 제주의 ‘섬머리’로 불리며 용천수가 솟는 곳이다. 이곳 해안가의 새파란 바다를 더욱 도드라지게 만드는 게 ‘무지개도로’다. 해안가를 따라 빨주노초파남보 무지개빛깔 방호벽이 주변 해변과 멋지게 어우러져 있다. 방호벽의 다양한 색깔이 나오도록 길을 건너 반대편에서 멀리서 인물의 모습을 담으면 그 자체로 그림이다. 자동차가 많이 다니니 주의해서 촬영하는 게 좋다.

◆터프한 바다, 화사한 풍차 어우러진 신창풍차해안도로

제주의 바닷바람 속에서 낭만을 찾고 싶다면 신창리 풍차해안도로를 추천한다. 이곳은 평소 바람이 센 곳으로 한경풍력발전소 단지가 자리잡고 있다. 신창리에서 용수리까지 약 6㎞ 구간에 개설된 해안도로 주변으로 아름다운 풍력발전 풍차들이 건립돼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거친 바다 속에 떠있는 듯한 청순한 하얀 풍차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단지에 들어서는 길에 주차한 뒤 40분 정도 한바퀴 크게 돌면 이곳 바다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흔들다리, 나무데크가 조성돼 있어 편안하게 걸을 수 있다. 특히 일몰시간이면 바다풍차와 어울어진 낙조를 관람하려는 관람객들로 성황을 이룬다.

◆정상에서 한눈에 바라보는 제주, ‘바굼지오름’

제주에 왔으면 ‘오름’을 찾는 게 인지상정. 바다를 둘러봤으면 산을 볼 차례다. 서귀포시 산방산 서쪽 1㎞에는 추사 김정희의 ‘추사체’를 탄생시킨 데 일조한 배경이 되는 ‘단산’(簞山)을 만날 수 있다. 이는 응회 퇴적층으로 이뤄진 오름으로, 마치 거대한 박쥐가 날개를 펼친 모양 같다고 해서 ‘바굼지오름’이라고도 부른다. 들어서는 초입에는 마늘밭과 유채꽃밭이 어우러진 모습이 제주스러운 면모를 더한다.

단산은 해발 158m 높이로 그리 높지 않지만 올라가는 길이 아주 만만찮다. 길이 깔끔하게 정돈돼 있지만, 마지막 정상을 향한 10분이 아찔하다. 이곳을 마치 뒷동산처럼 다니며 체력단련에 나서는 주민도 많다. 정상에 오르면 아름다운 풍광에 올라올 때의 힘듬은 단번에 잊게 된다. 사진 포인트는 정상에서 산 뒤로 보이는 산방산과 송악산, 파란 바다위에 떠 있는 형제섬이 배경으로 나오도록 넓게 찍는 것.

◆용이 머리를 들고 바다로 가는 듯 … 용머리 해안

단산에서 차로 10분 정도 이동하면 용머리 해안을 만날 수 있다. 언덕모양이 용이 머리를 들고 바다로 들어가는 모습을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곳은 사암층이 수천만 년 동안 쌓이고 쌓여 이뤄진 독특한 지형을 자랑한다. 물결치듯 굽이치는 30~50m 절벽이 해안을 따라 줄지어 있고, 곳곳에 펼쳐진 기암괴석이 하얀 파도와 어우러져 웅장하다. 안에서는 바닷일에 한창인 해녀들과 낚시꾼이 보인다. 이곳은 물때, 날씨변화에 따라 입장제한 시간이 수시로 바뀌어 이동 중 미리 체크하는 게 좋다.

◆아기자기한 유채꽃밭, 엉덩물계곡에서 만나요

제주도를 찾는 사람들에게 중문관광단지는 빼놓을 수 없는 포인트다. 이국적인 분위기와 대포주상절리가 이어지는 아름다운 색달해수욕장, 호캉스를 즐길 수 있는 지리적 이점으로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는다.

중문관광단지에는 아직 관광객들이 잘 모르는 유채꽃밭이 있다. 단지내 롯데호텔 동편으로 자리잡은 ‘엉덩물계곡’이 그 주인공이다. 큰 바위가 많고 지형이 험준해 물을 찾는 짐승들조차 접근하지 못하고 엉덩이만 들이밀고 볼일만 보고 돌아간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올레 8코스에 포함돼 있으며 ‘중문달빛걷기공원’으로도 불린다. 아기자기한 산책로를 중심으로 계곡 경사면을 따라 유채꽃이 흐드러지게 핀다.

◆꽃길 하이라이트, ‘가시리 유채꽃길’

‘유채꽃 하이라이트’를 한몸에 받고 싶다면 서귀포시 표선면 중산간 지역에 위치한 ‘가시리 마을’을 찾아보자.

광활한 초지로 조선시대부터 목축업이 발달한 곳이다. 특히 가시리마을을 가로지르는 녹산로는 유채꽃과 벚꽃이 한데 어우러져 ‘꽃길 명소’로 한국의 아름다운길 100선에 선정된 바 있다. 넓게 펼쳐진 가시리 마을 유채꽃밭에서는 조랑말, 풍차까지 한눈에 볼 수 있다. 만발한 노란 꽃 사이에서 어디를 배경으로 찍든 컬러풀한 사진을 보장한다.

◆좀더 심도깊은 여행을 원한다면

한국관광공사 제주지사는 4월 27일~5월 12일 봄여행주간과 연계해 ‘사진여행’과 관련한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준비했다. 지난해 말 제주 사진여행명소 40곳을 선정·발표했으며, 제주 동서남북권의 명소들을 계절별로 나눠 소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역특화프로그램 사업으로 ‘제주에서 봄빛 담아가기’ 프로그램도 추진한다. 제주도의 경관을 즐기며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마을체험형 특화프로그램 ‘제주마을로 떠나는 이색 힐링체험 에코파티’도 마련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문관광단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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