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의눈] ‘우려가 현실’ 김민재의 위기, 곧 벤투의 위기

[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김민재(23·베이징 궈안)를 휘감았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날까. “유럽으로 보내줄게”라고 제안했던 로저 슈미트 베이징 궈안 감독의 선택에 김민재는 없었다.

 

김민재의 중국 슈퍼리그 데뷔전은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베이징 궈안은 지난 23일(한국시간) 중국 쑤저우의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치른 상하이 상강과의 ‘2019 중국 슈퍼컵’에서 0-2로 패했다. 큰 논란 속에 베이징 유니폼을 입은 김민재는 교체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규정 때문이다. 중국 슈퍼리그는 4명 보유, 3명 출전을 허용하고 있다. 슈미트 감독은 이날 헤나투 아우구스투, 조나탄 비에라, 세드릭 바캄부를 투입했다. 중앙 미드필더 아우구스투는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브라질 대표팀 핵심 자원으로 출전했다. 벨기에와의 8강전에서 득점포도 터트렸다. 공격 2선의 비에라는 지난 시즌 11골을, 최전방 공격수 바캄부는 19골을 터트린 공격진 핵심 자원이다. 이들 3인방은 지난해 베이징의 FA컵 우승을 이끈 핵심 멤버이다.

 

슈미트 감독의 구상에 김민재는 냉정하게 ‘로테이션용’이다. 이들 3인방의 부상 또는 체력 안배에 따라 출전이 가능하다. 또는 상대 공격력이 상당히 강해 수비에 초점을 둔다면 공격 자원을 빼고 김민재를 투입할 수 있다. 아시안 쿼터 선수의 출전을 허용하는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는 출전 제한에서 벗어날 수 있지만, 김민재의 출전 자체가 상당히 제한적인 것은 분명하다.

 

독일 레버쿠젠에서 손흥민(토트넘)과 한솥밥을 먹기도 했던 슈미트 감독은 김민재를 영입하면서 “유럽에 진출할 경우 힘껏 돕겠다”고 했지만, 승부의 세계 앞에서 냉정했다. 물론 단 1경기만 두고, 위기라고 단정 짓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다. 이날 경기는 슈퍼컵이었고, 장기전인 슈퍼리그는 아직 개막하지 않았다. 충분한 시간이 있고, 김민재에게도 기회는 오게 마련이다. 그 기회를 어떻게 잡느냐가 관건이다.

 

이는 한국 축구대표팀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파울로 벤투 감독은 앞서 김영권(감바 오사카)-장현수(도쿄) 체제로 중앙 수비진을 구성했고, 이후 아시안컵에서는 김영권-김민재 라인을 결성했다. 다만 김민재의 출전 시간이 줄어들면, 그만큼 경기 감각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그가 우려를 극복하고, 주전으로 도약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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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베이징 궈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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