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빌링스보다 임영희가 더 중요해요.”
위성우(48) 우리은행 감독은 덤덤했다. 아쉬울 법도 한데 “부담을 덜었다”며 웃어보였다. 이미 자력 우승은 물 건너갔다. 남은 4경기에서 국민은행보다 나은 성적을 거둬야 통합 7연패 달성이 가능한데, 이마저도 가능성이 낮다. 지난 일에 얽매이기보다 잔여 경기에서 전열을 가다듬겠다는 각오다. 나아가 플레이오프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생각이다.
시나리오의 주연은 임영희(39)다. ‘경험’이 압도적이다. 1999년 데뷔 이후 약 21시즌 동안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 이른바 ‘3광’ 구성원인 박혜진(29)과 김정은(32)도 임영희에 비하면 부족할 정도다. 더욱이 돌발 상황 발생 비율이 높은 플레이오프에서는 가치가 더 높다. 위 감독이 잔여 4경기에서 문제를 복기하고, 팀을 하나로 모을 적임자로 임영희를 꼽는 이유다.
외국인 선수 모니크 빌링스(23)를 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도 임영희가 필요하다. 빌링스는 이전 외인 크리스탈 토마스보다 젊고, 기동력이 높다. 다만 한국 무대 첫 시즌이기 때문에 팀원들과의 호흡 측면에서 시간이 필요하다. 타 외국인 선수들에 비해 압도적인 실력도 아니기에 국내 선수들이 우위를 점해야 효과를 키울 수 있다. 그 중심엔 임영희가 있다.
지난해에 비해 출전 시간(31분30초→30분42초), 평균 득점(11.74득점→10.83득점) 등 각종 지표가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경기를 소화할수록 체력 저하가 눈에 띌 정도였다. 그럼에도 전력의 핵심이란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위 감독의 신뢰도 한결같다. “기록이 조금 떨어지긴 했는데 전혀 문제없다고 본다”고 운을 뗀 위 감독은 “그나마 (임)영희가 버텨준 덕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치켜세웠다.
체력 안배를 위해 무작정 경기에서 뺄 생각도 없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적정한 체력과 경기감각을 유지하도록 할 구상이다. 박혜진과 김정은도 잔부상에 시달리며 몸 상태가 온전치 않다. 위 감독은 “임영희가 플레이오프에서 32~33분 정도 뛰어줘야 승산이 있다”며 “항상 근력 훈련이나 팀 훈련을 충실히 소화해왔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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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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