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꿈치 휘둘러도 1G 출전 정지…KBL 판단이 아쉬운 이유

[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한국농구연맹(KBL)이 과거를 잊은 걸까.

 

약 1년 전. KBL은 상대에게 팔꿈치를 휘두른 하승진(34·KCC)에게 제재금 100만원을 부과했다. 자칫 상대에 큰 부상을 입힐 수 있는 비신사적 행위였지만 징계 수위는 낮았다. 납득이 어려운 유권해석에 여론은 분노했고, 등을 돌렸다.

솜방망이 처벌이 다시금 논란을 빚고 있다. KBL은 지난 20일 재정위원회를 개최하고 한희원(26·KT)에 제재금 100만원과 1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결정했다. 조승연 재정위원장은 “한희원에게 직접 고의가 아닌 무의식적인 행동이었다는 소명을 들었다”며 “상대에 중대한 부상을 초래할 수 있는 행동이었기 때문에 출전 정지가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한희원은 김건우(30·SK)와 리바운드 경합 중 팔꿈치를 안면에 휘둘렀다. 신경질적인 반응이 중계화면에도 고스란히 잡혔다. 김건우는 코트에 쓰러진 채 얼굴을 감쌌고, 한동안 고통을 호소했다. 심판진은 경기 중단 후 비디오 판독을 진행한 끝에 올 시즌 첫 실격 퇴장 파울을 선언했다.

 

문제는 현장 판정과 결을 달리한 재정위원회의 결정이다. 현장에서는 언스포츠맨라이크 파울(U-파울)이 아닌 즉각 퇴장을 명령했다. 고의성이 짙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더욱이 팔꿈치 사용은 농구계에서 절대 금기시되는 행동이다. 그러나 재정위원회의 선택은 1경기 출장 정지다.

 

과거에도 역행하고 있다. 폭력은 스포츠계뿐 아니라 사회적 전반적인 이슈다. 과거를 타산지석 삼아야 하는데, 제재 폭이 매번 다르다. 2008~2009시즌 기승호(당시 LG)를 팔꿈치로 가격한 김성철(전자랜드)은 2경기 출전 정지, 제재금 300만원을 냈다. 2013~2014시즌 애런 헤인즈(SK)도 김민구(KCC)를 팔꿈치로 때린 죄로 2경기 출전 정지, 500만원 징계를 받았다. 결과는 다르더라도 폭력을 가한 스포츠맨십을 위배하는 행동임에는 차이가 없다.

 

승부의 세계에서 선수는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올바르다. 다만 치열한 경쟁에도 지켜야 할 최소한 의무는 있다. ‘동업자 정신’으로 선수가 선수를 보호하는 일이다. 스포츠맨십을 저해하는 행위는 리그 전체 경각심을 위해, 또 다른 피해 선수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엄벌이 답이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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