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 투자한 키움, 좌완 품귀 현상에 웃는다 [SW의눈]

(왼쪽부터)키움 김성민과 이승호.

[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좌완 투수의 희소성과 가치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좌완을 수집해온 키움이 미래를 내다봤던 것일까.

 

키움은 지난 2년간 트레이드를 통해 총 6명의 좌완 투수를 수집했다. 윤석민(KT), 김세현(KIA) 등 즉시전력감을 내주고 반대급부로 박성민, 이승호, 손동욱, 서의태, 정대현, 김성민을 품에 안았다. 사실 선수풀이 좁은 KBO리그 특성상 즉시전력을 포기하고 유망주를 선택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키움은 미래를 택했고, 시장 흐름은 키움의 선택을 지지하고 있다.

 

어쩌면 무모했던 키움의 결정은 일단 성공적이다. 좌완의 희소성과 가치가 여전히 높아서다. 지난 1일 한화로부터 자유계약공시된 권혁은 이틀 만에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앞서 삼성과 LG에서 방출된 장원삼과 윤지웅은 각각 LG, NC에 새로 둥지를 틀었다. 세 선수 모두 각각의 이유로 지난해 성적은 좋지 않았다. 소위 ‘지옥에서도 데려온다는’ 좌완 파이어볼러가 아니더라도 좌완투수라는 점이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이다.

 

비단 좌완 투수를 품었다는 사실만이 성공을 예단하지 않는다. 이미 가능성을 보여서다. 김성민은 지난해 46경기에 출전해 2승1패5홀드 평균자책점 6.19를 거뒀다. 압도적 성적은 아닐지라도 약진을 거듭한 끝에 1군 불펜에 자리를 잡았다. 올 시즌 역시 장정석 감독의 계획에 포함돼 1군 스프링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팔꿈치 인대접합수술, 재활을 거친 뒤 6월에서야 KBO리그 무대를 밟은 이승호도 있다. 이승호는 지난 시즌 32경기(4경기 선발)에 나서 1승3패4홀드 평균자책점 5.60을 기록했다. 포스트시즌에선 2경기 선발 등판 7⅓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긴 이닝을 끌고 가진 못했지만 배짱 있는 투구만으로 장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장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 한현희의 보직을 불펜으로 재전환하면서 이승호를 선발자원으로 분류했다.

 

박성민의 타자 전향, SK로 보낸 김택형이 잠재력을 터뜨린 부분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러나 키움이 수집한 좌완투수들은 대부분 즉시전력감이 아닌 유망주다. 빛을 발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다만 기량 만개에 앞서 좌완 투수 주가가 상승하는 시장의 흐름 속에 키움은 웃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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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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