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우승 위기설' 솔솔…그래도 김정은 있기에

[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자존심을 지키고 싶어요.”

 

우리은행은 지난달 25일 삼성생명전 패배로 3연패 수렁에 빠진 바 있다. 지난 2014년 3월 이후 5년 만의 3연패였다. 다행스럽게도 연패 충격은 선수들에게 각성의 계기로 작용했고 지난 기억이다.

 

당시 ‘우리은행이 죽었네’라는 말을 전해들은 김정은(32·우리은행)은 전의를 불태웠다. 김정은은 박혜진, 임영희와 함께 고스톱용어 ‘3광’에 빗대진다. 소속팀 우리은행뿐 아니라 국가대표에서도 손발을 맞춘 세 선수에게 붙여진 찬사이자 영예다. 시간이 흐를수록 위력이 감소될 법도 한데 도리어 노련미가 더해지면서 배가 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박혜진과 불혹 임영희 사이에서 교각 역할을 해내는 김정은은 압도적인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김정은은 올 시즌 경기당 평균 14.11득점 4.7리바운드 2.3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평균 득점상(13.89득점)을 수상했던 2014~2015시즌보다 높은 수치다. 특히 자존심 회복을 위해 눈에 불을 켠 최근 4경기에서는 15.5득점(총 62득점)으로 팀 내 최다 득점이다.

 

순도 높은 득점은 물론 움직임도 빛을 발한다. 김정은이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활로를 뚫어내면 새 외국인 선수 모니크 빌링스에게 공간이 생긴다. 기존 크리스탈 토마스가 골밑에 강했다면 빌링스는 기동력과 슈팅이 좋다. 김정은의 움직임이 빌링스의 득점을 좌우할 수 있다.

기록이 전부가 아니다.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 공헌은 김정은을 앞설 이가 없다. 석패하긴 했지만 지난 9일 국민은행전서도 김정은의 진가가 드러났다. 김정은은 상대 외인 선수 카일라 쏜튼, 박지수와의 몸싸움에도 밀리지 않고 버텨냈다. 때론 최은실과 더블팁 수비를 수행하며 상대 공격을 무력화했다. 김정은의 찰거머리 수비에 쏜튼이 흥분하는 모습도 보였다. 

 

현재 우리은행의 행보는 순탄치않다. 국민은행과의 상대전적(2승4패)에 뒤진 우리은행은 사실상 자력우승이 물 건너갔다. 한국여자프로농구(WKBL) 초유의 통합 7연패 도전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다만 무릎 상태가 온전치 않은 박혜진, 체력이 부치는 임영희를 대신해 공수 양면을 책임지는 김정은이 있기에 마냥 슬퍼할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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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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