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기획] 신생 배급사의 도전, 영화 시장 지각변동 오나

[스포츠월드=이혜진 기자] 신생 배급사의 등장, 영화 시장에 지각변동 가져올까.

 

그동안 한국 영화 시장은 CJ엔터테인먼트와 롯데엔터테인먼트, 쇼박스, NEW 등 ‘메이저 4사’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었다. 2016년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이들 4개 영화 배급사의 관객점유율은 무려 90%에 달한다. 하지만 견고해보이기만 했던 영화계 ‘빅4’ 체제에도 조금씩 변화의 기운이 감지된다. 메리크리스마스, 에이스 메이커 무비웍스, 키위미디어그룹,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등 자본력과 기획력을 앞세운 신규 업체들이 가세하면서 경쟁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가장 눈에 띄는 회사는 메리크리스마스다. 10년간 쇼박스에 몸담았던 유정훈 전 대표가 중국의 거대기업 화이브라더스의 투자를 받아 설립한 회사로, 첫 투자배급 작품은 지난 9일 개봉한 코미디 영화 ‘내안의 그놈’이었다. ‘내안의 그놈’은 29일 기준 190만863명의 누적 관객 수를 기록, 손익분기점(150만 관객)을 훌쩍 넘어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200억대 제작비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진 SF물 ‘승리호’를 비롯한 ‘양자물리학’과 ‘로망’ 등도 준비 중이다.

에이스 메이커 무비웍스와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도 주목할 만하다. 에이스 메이커 무비웍스는 정현주 전 쇼박스 투자제작본부장이 이상록 전 카버코리아 회장의 투자를 받아 설립한 회사로, ‘악인전’, ‘클로즈 투 유’, ‘해치지 않아’, ‘변신’,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 등 올해 개봉 예정작만 5편이다.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는 국내 대표 바이오기업 셀트리온의 지주 회사인 셀트리온 홀딩스의 자회사로, KBS ‘왕가네 식구들’, JTBC ‘청춘시대’, tvN ‘식샤를 합시다’ 등 드라마를 주로 제작해왔다. 방송콘텐츠·매니지먼트·영화제작을 아우르는 종합 엔터테인먼트사로의 확장을 계획하고 있으며, 제작·투자·배급까지 진행한 ‘자전차왕 엄복동’을 오는 2월 선보일 계획이다.

끝이 아니다. 정철웅 대표가 이끄는 키위미디어그룹도 빼놓을 수 없다. BA엔터테인먼트의 장원석 프로듀서가 영화사업을, 작곡가 김형석이 음악사업을, 음악감독 박칼린이 공연사업을 각각 맡고 있다. ‘신과 함께’ 시리즈를 제작한 덱스터스튜디오 역시 투자 배급 사업까지 역량을 키우겠다는 각오다. 여기에 네이버 웹툰, 카카오페이지 등 콘텐츠 플랫폼에서도 자사의 IP를 내세워 제작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특히 네이버 웹툰이 설립한 영화사 스튜디오N의 권미경 대표는 CJ ENM 영화사업부문 한국영화사업본부장을 역임했던 인물로, 한국 영화계를 움직이던 큰손이었던 만큼 충무로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영화계 입장은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이미 한국영화산업이 정체돼 있는 만큼 ‘제 살 깎아먹기’식 경쟁이 불가피해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과도한 경쟁이 오히려 한국영화의 질적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기존 한국 영화시장에 긍정적인 긴장감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핵심은 역시 ‘콘텐츠’의 다각화와 완성도다. 다양한 연령층과 취향을 만족시킬 수 있는 콘텐츠 없이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려울 듯하다.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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