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호, 취임 후 첫 패…아쉬움이 진하게 남는 이유

 

[스포츠월드=김재원 기자] 파울루 벤투호(49)가 충격적인 첫 패를 당했다. 59년 만에 도전은 허무하게 막을 내렸다.

 

 벤투가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이 25일(한국시간) 자예드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 카타르와의 경기에서 0-1로 패했다. 

 

 한국대표팀은 시종일관 무딘 창끝을 보였다. 지난 22일 16강에서 만난 바레인전의 연장 승부의 여파가 무거운 발끝에서 고스란히 드러난 것. 결정적인 유효 슈팅 기회가 좀처럼 나오지 않았고 빌드업 과정에서부터 섬세하지 못한 움직임을 보여줬다. 

 

 카타르 역시 그동안 경기에서 쌓인 피로감을 노출했다. 하지만 주도권을 내준 상태에서도 찾아온 기회마다 예리한 공격력으로 한국 수비진을 흔들었다.

 

 한국대표팀의 공격력은 전반에 이어 후반에도 변화가 없었다. 그 결과 후반 중반까지 골은 터지지 않았다. 특히 후반 31분 측면에서 얻은 프리킥 기회를 김진수가 골포스트를 맞추면서 탄성을 자아냈다. 이날 경기 들어 가장 골에 근접했던 유일한 장면이었다.

 

 기회를 번번이 놓치자 오히려 위기가 찾아왔다. 후반 33분 한국이 수비벽이 느슨한 사이를 틈타 압둘아지즈가 중거리 슛을 성공시켰다.

 이후 1분 뒤 황의조가 상대 문전에서 경합하며 골을 넣었으나 VAR 판독 결과 오프사이드로 판정이 나오면서 분위기는 더욱 가라앉았다. 추가 시간까지 별다른 장면을 만들지 못했고 결국 59년 만의 우승컵 사냥은 또다시 4년 뒤를 기약해야 했다. 

 

 그동안 벤투호는 승승장구했다. 2018년 8월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이후 11경기에서 7승4패로 무패행진을 거듭하고 있었다. 하지만 카타르에 일격을 당하면서 첫 패배를 당함과 동시에 아시안컵 우승 도전도 8강에서 멈췄다.

 

 손흥민 무리수 출전도 도마에 오를 수밖에 없다. 소속팀 토트넘에서 타이트한 일정을 소화한 뒤 아랍 땅을 밟았다. 강행군을 펼친 만큼 해당 경기는 휴식을 취하게 해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아니었다. 손흥민은 중국전에 선발 출전해 무려 88분 동안 뛰었다. 약팀을 상대로 굳이 장도를 빼들 이유는 없었다. 결국 바레인전에 이어 카타르전에서도 손흥민의 몸은 유독 무거웠다.  
 

 한순간에 무너지는 수비력도 큰 문제다. 그동안 크고 작은 경기에서 수차례 단점을 드러낸 바 있으나 무승부 혹은 승리에 가려져 묻혔다. 수비부터 재정비되지 않는다면 벤투호의 순항에 빨간불이 지속할 수밖에 없다. 벤투는 어떤 처방을 낼까. 변화가 가능할지 주목된다. 

jkim@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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