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운 “작은 것부터 차근차근, 더 성숙한 배우 될래요” [인터뷰①]

[스포츠월드=정가영 기자] 이제 ‘배우’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다. 로운은 SF9의 멤버이자 어엿한 배우로서 자신의 색깔을 조금씩 찾아가고 있다.  

 

지난달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여우각시별’은 상처와 결핍을 안은 채 인천공항에서 만나게 된 두 주인공이 인천공항을 스쳐 지나가는 수많은 인간 군상들과 부딪히면서, 사람과 사랑에 감동하게 되는 휴먼 멜로 성장기를 그렸다. 극중 로운은 한여름의 인천공항 입사 동기이자 계류장 운영팀에서 근무하는 고은섭으로 분해 설렘을 선사했다. ‘남사친의 정석’이라 불리며 언제나 긍정의 말과 위안으로 한여름을 위로했고, 때로는 박력있는 짝사랑남의 면모로 안방극장에 ‘심쿵’을 가져왔다.

 

2016년 그룹 SF9으로 연예계에 첫 발을 내딛은 로운은 이후 KBS 2TV ‘학교 2017’, tvN ‘어바웃타임’, SBS ‘여우각시별’까지 차근차근 작품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알찬 한 해를 보낸 그에게 2019년은 더욱 기대되는 한 해다. ‘여우각시별’이 그에게 가져다준 변화, 그리고 배우와 가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싶다는 그의 당찬 각오를 들어봤다. 

-종영소감은.

 

7월 말에 오디션을 보고 11월 말까지 촬영을 했다. 약 4개월 동안 은섭이로서 말하고 행동하며 살았다. 끝나면 시원할 줄 알았는데 ‘조금 더 잘 할 수 있었는데’ 하는 생각에 아쉽더라. 이렇게 종영 인터뷰를 할 수 있는 것도 감독님의 디렉팅, 작가님이 은섭이를 잘 그려주신 덕분이다. 같이 호흡한 동료 분들께도 감사하다. 다음번엔 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캐릭터를 위해 특별히 준비한 점이 있다면.

 

“극중 공항, 그 중에서도 계류장 직원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먼저 항공 용어를 자연스럽게 말해야 했다. 가수로 치면 ‘무대 동선 좀 맞춰보자’하는 것처럼 말이다. 먼저 이해하고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는 것과 대본만 보고 말하는 건 다르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공항 직원으로 입사할 수 있는지부터 차근차근 공부했다. 실제 계류장 운영팀 직원분들을 미리 만나 어떤 업무를 하는지, 편서풍 때문에 지연되는 하는게 얼마나 자주 있는 일인지도 여쭤봤다.”

 

-고은섭 역에 캐스팅 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나도 너무 궁금해서 종방연 때 여쭤보려고 마음 먹었다. 그런데 마침 방송이 한 주 밀리고, 잡혀있던 스케줄이 있어서 종방연에 참석을 못했다. 연기력으로 캐스팅 하셨을 리는 없다고 생각한다.(웃음) 오디션을 볼 때 실제 성격을 많이 물어보셨다. 아마 극중 은섭이와 실제 내 모습에 싱크로율이 높아서이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추측해본다.(웃음)”

 

-실제 자신의 사랑 경험이 담겼나.

 

“스물 셋의 로운이 이해하기엔 힘든 사랑이었다. 나는 내가 다칠까봐 멀리 하는 성격인데, 은섭이는 계속 여름이 옆에 있어주니까. 그조차 사랑이고, 아직 내가 느껴보지 못한 사랑이구나 싶었다. 물론 나도 사랑을 해 본 적은 있지만, 은섭이의 짝사랑 농도(?)까지는 경험해보지 못했다. 어렸을 때부터 연습생 생활을 했고, 남중 남고를 거쳐 기회도 없었고..(웃음) 데뷔하고 나서는 숙소 밖에 잘 나가지 않았다. 다들 바쁘시겠지 생각하며 조금 소심해졌다. 그래서 혼자 드라마를 보고 영화를 보는게 일상이 되버렸다.” 

 

-은섭이의 짝사랑이 답답하진 않았나.

 

“그게 은섭이의 모습이었던 것 같다. 사실 서운하기도 했다. 촬영을 하더라도 같이 붙는 사람이 있으면 덜 외로웠을 테니까 말이다.(웃음) 하지만 은섭이가 변심했더라면 그의 롤이 없어지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더라. 중반 쯤엔 나도 고민을 했다. 한번쯤은 흔들리지 않을까. 하지만 시청자로서, 또 고은섭으로서 두 사람이 예쁜 사랑을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 그런 두 사람 옆에서 마지막까지 묵묵하게 지켜주는게 맞다고 생각했다. 은섭이는 멋있는 친구다.(웃음)”

-극중 욕심났던 캐릭터는 없었나.

 

“오대기 캐릭터가 너무 좋았다. 이번 드라마를 하면서 오대기 역의 김경남 선배님의 엄청난 팬이 됐다. 선배님의 전작 ‘이리와 안아줘’를 다 보진 못했지만 ‘슬기로운 감빵생활’과는 또 다른 색깔의 캐릭터를 너무 잘 소화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너무 잘하신다 생각이 들더라. 물론 오대기 캐릭터도 너무 잘 살리신 것 같다. 선배님을 보면서 매력있는 역할들을 잘 살릴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

 

“이제훈, 채수빈 선배님이 이끌어 주셔서 정말 재밌게 촬영했다. 나보다 몇 배 많은 분량을 촬영하면서도 한 번도 선배님들의 지친 모습을 본 적이 없다. 특히 은섭이와 여름이가 극중 친구 역할로 나오다보니 채수빈 선배님과 친해지려고 인터뷰도 찾아보고, SNS도 들어가 봤다. 같은 브랜드 광고를 하고 있어서 공통점도 찾았다. 그렇게 준비했는데 막상 보니까 얼어버렸다. 오히려 얼어있는 나를 풀어주시더라. 되게 털털하고 매력있는 분이었다.”

 

-올 한해를 돌아본다면.

 

“많은 걸 배웠다. 지금 당장 뭘 배웠냐고 묻는다면 잘 모르겠지만, 연기 할 수 있는 기회가 또 온다면 더 많이 고민하고 더 많은 경우의 수를 생각하며 치열하게 작품에 임할 수 있을 것 같다. 올 한해도 차근차근 열심히 쌓아왔다. 2019년에도 요행을 바라기 보다는 작은 것부터 차근차근 해나가는 배우 로운이 될 것이다.” (인터뷰 ②에서 계속)

 

jgy9322@sportsworldi.com

사진=김용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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