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고객정보 악용해도 대책 없어

[한준호 기자] 세계 최대 통신장비 업체인 중국 화웨이(사진)에 대해 왜 우리나라 국민은 불안해할까.

현재 화웨이는 세계적으로 무시할 수 없는 기술 수준과 규모를 갖춘 기업이지만 최근 미국과 호주에 이어 독일, 영국, 일본 등에서도 화웨이의 5G 장비 구축 입찰에서 배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보안 문제가 주요 원인인데 바로 중국 정부와 관련이 있다. 중국 정부가 미국 등에서 화웨이 등 민간 통신장비 업체를 통해 해킹을 시도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현재 중국은 익명을 전제로 개인정보를 활용할 수 있고 개인정보 보호 정책도 전무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중국 정부가 테러 세력 색출을 명목으로 개인정보를 마구 수집하고 있어 만에 하나 중국 정부나 당의 요구가 있을 때는 화웨이 입장에서 이를 거절하기도 어렵다. 지난 2016년 11월에는 화웨이와 또 다른 중국 통신장비업체인 ZTE에서 제조돼 미국에 팔린 수 백만 대 스마트폰에서 ‘백도어’(정상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응용프로그램 또는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가 발견되기도 했다. 해당 백도어는 사용자 위치와 통화목록, 전송 메시지 모니터링 같은 정보를 72시간마다 중국 서버로 전송했다. 최근에도 미국 기업에 납품한 중국기업 IT제품에 이른바 ‘스파이칩’으로 불리는 마이크로칩이 숨겨져 있다는 보도가 나와 충격을 줬다.

문제는 화웨이가 중국 업체이기에 만일의 사태에 대해 우리 정부가 대응할 수 있는 방법도 딱히 없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불안해하는 것이 과도하다고만 할 수 없는 대목이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솔직히 화웨이가 지금까지 보안 사고를 일으킨 적은 없고 아직 밝혀진 것도 없다”면서도 “그렇다고 국민이 중국산 화웨이 제품을 사용하면 중국 정부나 범죄단체에 자신의 개인정보가 고스란히 노출될 것이라는 일말의 의심이라도 무시할 수만은 없다”고 지적했다.

사진=세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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