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포커스] 주전 그 이상의 존재 ‘슈퍼백업’, SK 가을 질주의 숨은 원동력

[스포츠월드=정세영 기자] 정규시즌 때 주전의 틈을 메워주던 선수들이 그대로 가을야구까지 활약하고 있다.

 

6년 만에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은 SK의 얘기다. SK의 ‘슈퍼 백업’은 주전 그 이상의 존재다. SK가 긴 어둠을 뚫고 정규리그 2위에 오늘 수 있었던 것은 ‘슈퍼 백업’의 힘이 컸다. 마운드에서는 좌완 김태훈(28)이 단연 돋보였다. 시즌 초반 휴식이 필요했던 김광현과 메릴 켈리, 두 원투펀치의 휴식 공백을 훌륭하게 메웠고, 이후에도 선발과 중간을 가리지 않고 맹활약하며 커리어 하이 시즌을 만들어 냈다.

 

야수들 중에선 내야수 최항(24)이 돋보였다. ‘최정의 동생’으로 야구 팬들에게 더 익숙한 선수지만, 올 시즌 성적을 들여다보면 경쟁력이 충분했다. 내야 멀티 백업으로 뛴 최항은 올해 98경기에서 타율 0.293(222타수 65안타) 7홈런 35타점 38득점을 올렸다. 쟁쟁한 주전 선수들에 가려 적게 주어진 기회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한 껏 뽐냈다. 최항 뿐 아니다. 발 빠른 외야수 김재현(31)과 멀티 내야수 박승욱(26), 7월 트레이드로 합류한 내야수 강승호(24) 등도 SK가 정규리그 2위에 오르는데 공헌한 선수들이다.

 

가을에도 다르지 않다. 김태훈은 넥센과의 플레이오프 4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0’을 기록하며 SK 뒷문 단속에 큰 힘을 보탰다. 이어진 두산과의 한국시리즈에서도 1차전에 등판해 2이닝을 깔끔하게 틀어막고 생애 첫 포스트시즌 홀드를 수확했다.

 

최항은 앞선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대타로 나서 6회 역전 싹쓸이 3루타를 날린 뒤 유니폼 세리머니를 펼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강승호와 박승욱은 이어진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든든한 내야 수비를 펼쳐 큰 박수를 받았다. 특히, 강승호는 최정의 부상으로 갑작스레 나선 3루를 보란듯이 메웠다. 박승욱은 한국시리즈 2경기에서 남다른 방망이 실력을 자랑했다. 2경기에서 타율 0.429(7타수 3안타)를 기록 중이다. 또, 김재현은 경기 후반 대수비 요원으로 나서 힘을 보태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이전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들러리였거나, 가을 경험이 처음인 선수들이다. SK가 V4를 이룬다면 올해 SK는 ‘잇몸 야구’의 힘을 제대로 보여준 시즌이 된다. SK의 ‘슈퍼백업’은 주전 그 이상의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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