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인천 정세영 기자] ‘올 가을도 부탁해!’
가을야구 무대, 에이스 김광현(30)이 있어 SK는 자신감이 넘친다. 또 한 번 완벽한 구위를 뽐냈다. 김광현은 26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LG와의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홈경기에서 7이닝을 6피안타 2실점으로 막아냈다. 2-2로 맞선 8회 구원 김태훈과 교체돼 승리를 챙기진 못했지만 최근 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행진을 이어가며 한껏 물오른 구위를 과시했다.
흠잡을 데 없었다. 최고 시속 150㎞까지 찍은 묵직한 직구에 슬라이더의 각이 예리했고, 또 커브와 투심패스트볼을 섞어 스윙 타이밍을 완벽하게 빼앗았다. 특히 김광현은 LG 타선을 상대로 10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두 자릿수 탈삼진은 2016년 6월23일 인천 LG전에서 13개를 기록한 이후 처음이다. 아울러 투구수 105개는 올 시즌 개인 최다 기록이다.
포스트시즌 진출이 사실 확정된 SK는 에이스 김광현의 호투가 반갑기만 하다. SK는 2위로 플레이오프 직행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날 김광현의 호투를 앞세운 SK는 LG와의 2연전을 모두 쓸어 담고 2위 자리를 지켰다. 시즌 73승째(58패1무). 3위 한화(72승62패)와의 격차는 2.5경기 차다.
올 시즌 김광현은 상수(常數)가 아닌 변수(變數)였다. 지난해 1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 여파로 한 시즌을 통으로 쉬었다. 다행히 재활은 무리 없이 진행했고 1년 만에 마운드에 올랐다. 대신 SK는 김광현이 무리하지 않고 전 시즌을 소화할 수 있도록 시즌 투구이닝을 100~110이닝 정도로 제한하고 틈틈이 휴식을 줬다.
건강한 김광현은 ‘10승’이 보장된 투수다. 실제로 풀타임 선발 투수로 활약하기 시작한 2008∼2016년까지 9시즌 중 7차례나 10승 이상을 챙겼다. 김광현이 두 자릿수 승수에 실패한 시즌은 2011~2012년으로 당시 어깨 부상 여파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그랬던 김광현이 확실히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예리한 강속구와 다이내믹한 투구폼은 예전 모습 그대로다. 이날까지 김광현은 10승(7패)을 챙겼고 평균자책점은 2.65밖에 되지 않는다. 철저한 관리로 규정이닝을 채우지 못했지만 리그에서 100이닝 이상을 던진 투수 중 단연 1위의 평균자책점이다. 무엇보다 선발투수의 가장 큰 매력은 꾸준함이다. 계산이 서는 투수다. 김광현은 무너지는 일 없이 기둥 역할을 하고 있다.
김광현은 “최다탈삼진과 최다투구수 모두 개인적인 의미 보다는 팀 승리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낮 경기를 하면 타자들이 직구와 변화구를 구별하기가 더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자신감을 가지고 마운드에 올랐다. 몸 상태가 좋고, 팀이 이겨 기쁘다”고 활짝 웃었다.
niners@sportsworldi.com
사진=OSEN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