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철 위원의 일본전 관전평] 만족스럽지 않지만, 우리 야구를 찾아가고 있다

만족스럽지 않지만, 우리 야구를 찾아가고 있다.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 분위기마저 상당히 좋지 않았다. 특히, 한일전이라는 특수성까지 더해져 어려운 경기가 예상됐지만 승리를 따냈고, 금메달을 향한 도전을 계속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사실 야구는 부담을 갖게 되면 한없이 꼬일 수 있다. 박병호를 칭찬하고 싶다. 이번 일본전에서 분위기를 우리 쪽으로 가져온 것은 바로 2회 말 박병호의 기가 막힌 호수비 덕분이었다. 2회 2사 2루, 안타를 내줄 위기에서 안타성 타구를 낚아챘고, 위기를 넘겼다.

 

만약 선취점을 내줬다면, 대만전에 이어 이번에도 끌려가는 경기가 될 가능성이 컸다. 박병호의 호수비로 지키는 야구가 됐고, 좋은 흐름은 3회 초 홈런 두 방이란 기선 제압으로 이어졌다.

 

앞서 대만전은 첫 경기라는 부담, 홍콩전은 수준이 떨어지는 투수 적응력이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 무엇보다 홍콩전은 경기 막판 타선이 폭발하면서 대승을 따내긴 했지만, 타자들이 타이밍을 잡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아직 공격의 흐름이 완전하지 않다. 안타를 14개 때리고도 5득점을 올리는 데 그쳤다. 하지만 대표팀 타선은 이번 일본전을 계기로 타격 타이밍이 조금씩 원래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아직 타격감을 찾지 못한 김현수와 손아섭이 원래 모습을 되찾으면 한층 더 수월하고 원활한 득점력이 기대된다. 야구라는 게 모든 선수가 잘할 수 없다. 다음 경기부터는 두 선수도 확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올 것이다.

 

야구는 흐름을 무시할 수 없다. 일본전 승리는 선수들이 안정감을 찾는 좋은 계기가 됐을 것이다.

 

마운드에서는 최원태가 갑작스레 찾아온 팔꿈치 통증에도 2회를 마무리했다는 점을 칭찬하고 싶다. 이어 마운드를 넘겨받은 이용찬도 고비가 될 수 있었던 실점 위기를 막아내면서 마운드에 안정감을 줬다.

 

이제 대표팀이 금메달까지 남겨 놓은 경기는 단 두 경기다. 31일 중국전은 절대 방심해서는 안 된다. 과거 베이징올림픽 때와 4년 전 인천 대회 등에서 고전했던 기억을 명심해야 한다. 이제 분위기를 다시 잡아놓은 만큼 좀 더 집중력 있는 경기를 보여줘야 한다.

 

이용철 KBSN 스포츠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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