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자카르타(인도네시아) 박인철 기자] “4번 타자의 부담감이 상당할 것이다.”
3회 연속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리는 야구 대표팀이 드디어 결전의 땅 인도네시아로 건너왔다. 선동열 감독이 이그는 야구대표팀은 지난 23일 자카르타에 도착해 오는 26일 대만과의 1차전을 시작으로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A조 일정을 시작한다.
24일 선 감독은 라와망운 야구장에서 잔디를 점검하며 본격적인 첫 훈련을 개시했다. 그리고 반가운 얼굴과 함께 대회 전망에 대해 허심탄회한 얘기를 시작했다. 반가운 얼굴, 바로 이승엽이다. 아직 유니폼이 더 어울릴 것 같은 늘씬한 몸매를 과시했지만, 이번 대회에선 마이크를 잡고 해설위원 이승엽으로 팬들과 만난다.
24일 라와망운에서 만난 이 위원은 대회 전망을 묻는 질문에, “10등도 1등을 이기는 것이 야구다. 대만이든, 어느 팀이든 전력을 서로 모르기에 변수가 많다. 컨디션 조절만 잘하면 그나마 낫지 않을까”라며 “낯선 투수도 미리 봐야 한다. 비디오를 통해 타격 타이밍을 잡아야 유리하다. 한 번도 상대하지 못한 투수가 대부분이다. 비디오를 보며 이미지 트레이닝을 해야 실전에서도 수월할 것”이라 말했다.
이어 “테이블세터와 3번이 치고, 4번부터 뒤의 타자들도 다 치고 나가야 한다. 선제점이 중요하다. 1회와 3회, 이른 시기에 점수를 내면 쉽게 갈 수 있다”고도 조언했다. 또 3회 연속 금메달 획득의 가장 중요한 관문으로는 첫 경기인 대만전을 꼽았다.
이 위원은 박병호(넥센)의 부담이 상당할 것으로 봤다. 뼈아픈 본인의 경험이 있다.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줄곧 4번 타자로 나선 이승엽은 준결승 전까지 7경기에서 제대로 활약을 하지 못해 국민의 비난을 샀다가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짜릿한 역전 투런포를 터트리며 한국의 결승을 이끌었다. 기세를 탄 한국은 결승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 위원은 “4번 타자가 부담이 클 것이다. 나는 2010 베이징 아시안게임 때 4번 타자로서 역할을 너무 못해 한국에 못 돌아올줄 알았다. 박병호(넥센)가 4번 타자를 맡을 것으로 보이는데 투수들의 견제가 심할 것”이라며 “물론 병호가 그동안 해온대로만 하면 된다. 경기가 열리는 구장이 크지는 않다. 좋은 결과 낼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의 우승 여부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얘기했다. 그는 “낙담할 수는 없지만 한국이 가장 유리한 것은 맞다. 타격이 안 풀려도 작전으로 풀어나가면 된다. 다들 국제대회 경험이 많다”고 희망했다.
club1007@sportsworldi.com
사진=박인철 기자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