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경험치’ 고요한·문선민·이용… 리그 지배력 ‘상승’

[스포츠월드=박인철 기자] 축구 선수들에게 월드컵은 인생 최대의 기회다. 수많은 스카우터의 눈이 집중돼있어 잘만 활약하면 더 좋은 리그에서 뛸 기회가 생긴다. 그렇지 않더라도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직간접적으로 부딪히며 쉽게 경험할 수 없는 무언가를 배울 수 있다.

 K리거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2018 러시아월드컵’에 참전한 고요한(서울), 문선민(인천) 이용(전북 )은 월드컵 이후 한층 달라진 기량으로 팀 주축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독일전을 통해 생애 첫 월드컵 무대를 밟은 고요한은 올 시즌 부진한 서울을 지탱하고 있는 ‘핵심’이다. 월드컵 이후 치른 7경기(2골 2도움·이하 4일 기준)에 모두 선발로 나섰고 지난달 11일 포항전(76분)을 제외하면 모두 풀타임 소화하고 있다. 넘치는 활동량과 투지는 예전부터 꼽히던 고요한의 장점이지만 월드컵 후로는 경기를 읽는 시야와 골 결정력까지 좋아졌다. 쓰임새도 다양하다. 중앙미드필더는 물론 측면 윙어에 우측 풀백까지, 서울에 부족한 포지션이 생기면 대체 1순위로 투입되고 있다. 

 

 올 시즌 서울은 고요한 없는 공격은 상상할 수도 없다. 안델손과 함께 팀 내 최다골(5골)을 기록하고 있다. 2004년 서울 입단 이후 최다골(2013시즌 타이·5골3도움)인데, 현 페이스라면 커리어 하이가 유력하다. 공격 포인트 하나만 더 쌓으면 바로 경신이다.

 

 측면 공격수 문선민의 공격력도 주목할 만하다. 월드컵 멕시코, 독일전 때만 해도 결정력에 아쉬움을 드러내더니 리그에 돌아오자마자 달라졌다. 월드컵 이후 치른 첫 경기인 지난달 7일 전북전(3-3)에서 멀티골을 신고했고 지난달 22일 서울전(2-1 승)에선 결승골을 넣으며 17경기 만에 팀 승리를 선물했다. 9골을 넣으며 득점 4위, 국내 공격수 가운데 최다골을 기록 중이다. 원래 발도 빠르고 드리블도 뛰어난 선수인데 결정력까지 갖춰지니 상대 팀이 막기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월드컵 3경기에서 우측 풀백을 책임진 이용은 전북에서 특급 도우미로 거듭났다. 월드컵 전만 해도 2도움이었는데 월드컵 이후 치른 6경기에서 5개를 추가하며 단숨에 도움 1위로 올라섰다. 상대적으로 공격 가담이 적은 풀백이 도움 1위라는 점은 그만큼 이용의 발이 날카롭다는 방증. 실제 이용은 월드컵 후 다양한 높이의 크로스와 한층 자신감 넘치는 움직임으로 팀 공격의 질을 높여주고 있다. 

 

 이용은 이미 자신의 한 시즌 최다 도움(5도움·2012시즌)을 갈아치웠다. 부상만 없다면 2001시즌 우르모브(당시 부산·23경기 10도움) 이후 16년 만의 풀백 도움왕 탄생도 노려볼 만하다. 전북에 로페즈, 김신욱, 이동국 등 걸출한 골잡이가 많아 기록 생산에도 큰 도움이 된다. 

 

club1007@sportsworldi.com 고요한(왼쪽부터) 문선민 이용 사진=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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