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홈런왕’ 박병호(32·넥센)의 후반기 홈런 기세가 무시무시하다. 31일 SK와 넥센이 만난 인천SK행복드림구장. 박병호는 1-1로 팽팽히 맞선 4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선 뒤 상대 선발 투수 앙헬 산체스가 던진 5구째 몸쪽 155㎞짜리 빠른 직구를 통타, 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홈런으로 연결했다.
이번 시즌 박병호의 26번째 홈런이었다. 아울러 이 홈런은 이날 승부를 결정지은 결승 대포였다. 이날 7회 이정후의 적시타로 1점을 더 뽑은 넥센은 3-1로 승리, 최근 4연패의 사슬을 끊어냈다. 6위 넥센은 이날 리그에서 5번째로 50승(55패) 고지를 밟았다.
박병호는 올 시즌을 앞두고 연봉 15억원에 친정팀 넥센으로 돌아왔다. 2015시즌 후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미네소타에서 메이저리그 도전을 시작한 박병호는 결국 안착하지 못하고 아쉬움을 삼킨 채 두 시즌 만에 KBO리그로 돌아왔다.
사실 5월까지만 해도 그리 만족스럽지 못했다. 약 두달 동안 홈런포 9개를 때려내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동안 19개의 홈런을 날려 홈런 1위에 올라 있던 SK 제이미 로맥과는 무려 10개 이상 차이가 났다. 시즌 초 부상으로 한 달간 결장한 것을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2012~2015시즌 연평균 43개의 홈런을 쏘아 올린 홈런왕 박병호의 명성에 비해 부족한 수치임이 틀림없었다.
그러나 6월부터 조금씩 감을 끌어올렸다. 6월 월간 타율 0.383에 8개의 홈런과 28타점을 쓸어 담는 등 만만치 않은 방망이를 휘둘렀다. 기세를 올려 7월에도 무시무시한 불방망이 행진을 이어갔다. 이날까지 7월에만 9개의 대포를 때렸다. 특히, 후반기 레이스가 시작한 17일 이후 12경기에서 무려 7개의 홈런 아치를 쏘아 올렸다. 이는 리그 후반기 홈런 1위의 기록이다.
박병호의 가세로 홈런 레이스도 더욱 흥미진진해질 전망이다. 현재 리그 홈런 1위는 34개의 홈런을 날린 SK의 로맥이다. 박병호와는 7개 차이다. 몰아치기가 장기인 박병호라면 7개의 차이를 금세 좁힐 가능성이 있다.
이날 올 시즌 전 구단 상대 홈런을 때려낸 박병호는 경기 뒤 “홈런을 친 뒤 전 구단 홈런이라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큰 의미는 없다. 개인적으로 홈런을 많이 치는 것보다 팀이 이기는 게 우선이다. 홈런 기록은 신경 쓰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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