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이슈] ‘난민 발언’ 정우성, 소신발언에는 책임도 따라야 한다

[스포츠월드=이혜진 기자] 정우성의 소신 발언, 그는 얼마나 ‘무게감’을 느끼고 있을까.

보이지 않지만 ‘말(言)’에는 분명 ‘무게’가 있다. 사안이 예민할수록, 또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큰 사람일수록 신중하게 말을 해야 하는 이유다. 배우 정우성이 ‘난민 문제’와 관련해 연일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20일 세계 난민의 날을 맞아 ‘난민과 함께 해 달라’고 호소하는가 하면 26일엔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13회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에 참석해 ‘길 위의 사람들:세계 난민 문제의 오늘과 내일’ 특별세션의 대담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정우성은 최근 불거진 예멘 난민 문제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정우성은 “다수의 난민이 제주도에서 난민 신청을 했다는 이유로 ‘그 사람들을 왜 우리가 책임져야 하느냐’로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정부는 국민의 이야기들을 귀담아 들어 그런 불만을 같이 해결해 나가고, 국민은 정부가 국제사회에서 떳떳할 수 있도록 차분한 마음으로 문제 해결을 위한 방법을 찾아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제주도 무비자 입국불허 대상국에 예멘을 포함한 것과 관련해선 “인권을 생각하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차갑다. 지지하는 쪽도 있지만, 대다수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인권을 위한다는 것 자체에는 동의하지만, 그 이면을 바라봐야 한다는 것. ‘제주도의 예멘 난민 수용’은 최근 사회적 화두로 떠오른 사안으로, 인도적 차원에서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과 범죄 등 여러 가지 사회 문제를 겪은 유럽 국가들의 사례를 내세워 반대하는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 만나 제주에 온 예멘 난민 문제를 국가적 차원의 현안으로 다뤄 달라고 건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난민 문제에 대한 정우성의 소신행보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5년 5월 세계적으로 열 번째, 아시아에선 두 번째로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로 임명된 정우성은 꾸준히 난민 문제를 알리는 데 앞장서 왔다. 네팔(2014년)을 시작으로 남수단(2015년), 레바논(2016년), 이라크, 로힝야 난민촌(이상 2017년) 등을 직접 방문했고, 매년 5000만원씩 기부활동도 하고 있다. JTBC ‘비정상회담’, ‘뉴스룸’ 등에 출연해 난민 문제를 언급, 국민적 관심을 도모하기도 했다.

사실 배우가 사회 및 국제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목소리를 내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아무리 좋은 의도였다 하더라도, 받아들이는 입장에선 다를 수 있다. 예기치 못한 질타를 받을 수 있는 것은 물론, 배우로서 쌓아놓은 이미지에 손상을 입을 수도 있다. 많은 이들이 한결같은 모습을 보여준 정우성을 향해 ‘개념배우’라 박수를 보낸 이유다. 하지만 소신발언에는 그에 따른 책임도 따르는 법이다. 지켜보는 눈이 많을수록 조금 더 말의 무게를 느꼈어야 했다. 정우성은 이번 발언을 하기까지 얼마나 고민을 했을까. ‘소신’이라는 이름하에 자신이 보고 들은 것만을 강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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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포츠월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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