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의 박병호(32)는 2012시즌부터 2015시즌까지 무려 4시즌 간 리그 홈런왕에 오른 리그 최고의 거포다.
물론 2016시즌을 기점으로 2시즌 간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서면서 최정(SK), 김재환(두산)이 신흥 거포로 자리를 잡았다. 그럼에도 올 시즌 KBO리그 복귀와 동시에 ‘원조 홈런왕’이라고 불리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기대와는 달리 박병호는 적응기가 필요했고, 설상가상으로 부상까지 당하며 본격적으로 홈런 레이스에 뛰어들지 못했다. 실제로 박병호는 지난 4월 13일 부상 이전까지 18경기에서 4홈런에 그쳤다.
다행히 부상 복귀 이후 박병호는 야구팬들이 알던 그 모습 그대로 나타났다. 지난달 20일 1군 복귀 이후 26일까지 31경기에 출전해 무려 13홈런을 뽑아낸 것.
26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2018 신한은행 MYCAR KBO리그 원정경기에서도 박병호는 어김없이 홈런포를 가동했다. 여느 때처럼 4번 1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2홈런) 3타점 1득점을 올렸다.
팀이 6-1로 앞선 3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베테랑 투수 송승준의 4구째 직구를 받아쳐 좌월 솔로포로 연결하더니, 7-3으로 앞선 9회초 2사 1루에서 김대우를 상대로 중월 투런포까지 기록하며 완승(9-3 승)을 자축했다. 시즌 16,17호 홈런이 차례로 기록된 것은 물론 최근 6경기 연속 타점에 성공하는 순간. 홈런 단독 선두(26홈런)인 김재환과의 격차는 어느새 9개 차까지 줄어들었다.
최근 6경기에서 5홈런을 기록한 박병호의 홈런 페이스는 가공할 만한 수준이다. 투수들의 체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여름철에 방망이가 더욱 거세게 불을 뿜는 모양새다. 이는 지난 2015시즌 53홈런을 기록했을 당시 6월(9홈런)부터 페이스를 끌어올려 타격감이 절정에 달했던 8월(12홈런)의 모습을 연상하게 한다.
물론 박병호 본인은 숱한 홈런에도 좀처럼 기뻐하지 않는다. 매번 “중심타선의 역할을 다하는 것만 생각 중이다”며 개인 기록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다. 오히려 시즌 초 자신의 부상으로 팀이 어려움에 빠졌다는 죄책감이 먼저다.
그러나 정작 넥센은 중심타자 박병호의 홈런포가 터지면서 웃음꽃이 활짝 폈다. 26일까지 최근 10경기에서 7승 3패라는 준수한 성적으로 중위권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홈런왕으로 나아가는 것은 중심타자로서 제 몫을 다하는 일이자, 구단의 기쁨이기도 하다. 원조 홈런왕의 포효에 리그는 더욱 흥미로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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