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이후 내내 펄펄 날았던 방망이가 6월 들어 예전만 못하다. 류중일 LG 감독도 17일 KIA전을 앞두고 “현수가 살짝 주춤하다”고 언급했다. 그럼에도 어쩐지 여유를 잃지 않는다. 살짝 지친 김현수의 타격감에도 LG는 3위로 도약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김현수는 15~17일 잠실에서 치른 KIA와의 3연전에서 12타수 1안타 2타점에 그쳤다. 6월 타율도 0.241(58타수 14안타), 최근 10경기 타율은 0.205로 훅 떨어졌다. 4월(0.387), 5월(0.412)과 비교했을 때 믿기 힘든 페이스다. 그러나 놀랍게도 LG는 6월 15경기에서 10승(5패)을 올리며 선전 중이다.
김현수는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돌아와 4년 총액 115억원으로 LG의 품에 안긴 ‘초특급 기대주’다. 그리고 개막과 함께 그 역할을 제대로 해내왔다. 타선이 약점으로 꼽혔던 LG의 구멍을 완벽히 커버하며, 없어선 안 될 존재로 자리매김 했다. 그런 김현수의 부침. 팀 전체가 휘청거릴 수 있는 상황이지만, 흔들림은 없었다.
이는 이미 김현수가 팀에 뿌려놓은 ‘김현수 효과’에서 비롯된다. LG는 올 시즌 지난 시즌들과 달리 타선이 큰 힘을 보태고 있다. 이형종과 오지환, 이천웅, 양석환, 정주현 등 상위타선부터 하위타선까지 골고루 제몫을 해내고 있는 것.
이는 물론 선수들 개개인의 트레이닝 결과임이 첫 번째다. 그러나 위기 상황에서도 에이스의 페이스를 잃지 않고 든든히 받쳐준 김현수의 영향도 크다. 지난 4월 외국인 타자 아도니스 가르시아가 부상으로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개막 후 20경기에서 타율 0.356를 기록한 4번 타자의 부재에 LG 타선은 위기에 직면하는 듯 했다. 그러나 김현수가 그 자리를 완벽하게 메웠고, 오히려 타선의 상승 분위기를 이끌어냈다.
때문에 류 감독이 “젊은 선수들이 많이 따라 붙는다”며 김현수의 공을 높게 사는 것은 물론, 팬들 사이에서도 ‘김현수가 팀 선수들의 수준을 올려놨다’ ‘팀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김현수 효과’가 만든 LG 타선의 자신감으로 가을까지 남은 레이스에도 희망을 걸게 됐다. 물론 김현수의 페이스가 돌아올 것이라는 전제는 당연한 믿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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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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