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투저의 ‘공격야구’는 보는 재미를 배가시키는 요소지만, 점수를 지키는 입장에서는 부담 백배다. 특히, 경기 막판 박빙의 리드를 지켜야 하는 마무리 투수들의 부담은 상당하다. 때문일까.
지난 9일(이하 9일 기준 성적)까지 리그 전체 블론세이브는 무려 52개나 나왔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2개나 늘어난 상황이다. 산술적으로 올 시즌에 200개 이상의 블론세이브가 나올 수 있다는 이야기다.
허술한 뒷문에 가장 고민이 큰 팀은 NC다. 지난 9일까지 NC 불펜 평균자책점은 6.16으로 리그 최하위. 설상가상으로 최근 세 시즌 동안 마무리를 맡아 견고한 모습을 자랑했던 임창민이 팔꿈치 수술을 받기로 해 시즌 아웃됐다. 이민호가 새 마무리로 낙점을 받았지만. 최근 세 시즌 동안 평균 28세이브를 따낸 임창민의 공백은 너무나 커 보인다.
올해 ‘양강 체제’를 구축한 두산과 SK도 마무리 고민에서 자유롭지 않다. 나란히 블론세이브 6개씩을 기록해 공동 1위에 올랐다. 두산은 당초 마무리로 김강률을 점찍었지만 부진했고, 함덕주에게 뒷문을 맡겼다. 함덕주는 9세이브(1승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2.05로 잘 버텨주고 있지만, 올해 마무리 보직이 처음인 데다 기복이 심하다는 게 단점이다.
치열한 중위권 싸움을 펼치고 있는 KIA, LG, 넥센도 마무리 보직에 대한 고민이 크다. KIA 김세현(평균자책점 9.24)과 넥센 조상우(평균자책점 4.91)는 벌써 4개의 블론세이브로 리그 공동 1위에 올랐다. 김세현은 성적 부진으로 지난 5일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LG 정찬헌(평균자책점 3.48)도 벌써 3개의 블론세이브로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마무리 고민이 없는 팀도 있다. 한화와 롯데다. 한화 정우람은 올해 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마무리다. 13세이브로 이 부문 1위에 올라 있고, 평균자책점은 1.15로 리그에서 유일한 1점대 마무리다. 피안타율(0.158)과 WHIP(이닝당출루허용률 0.83) 등 다른 세부지표 역시 완벽하다.
물론 시즌은 아직 초반이다. 전문가들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확실한 마무리 투수는 가을야구를 하는 데 필수 덕목이다. 시작만큼이나 끝이 중요한 스포츠가 바로 야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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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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