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전북 감독이 올 시즌 초반 선수단을 향해 “미안하다”는 말을 유독 많이 한다. 빡빡한 일정에도 로테이션을 최소화하며 매경기 전력을 쏟아붓고 있기 때문이다. 체력적인 부담이 큰 상황에서도 묵묵히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는 선수단에 미안한 감정을 적극적으로 표현했다. 여기에는 전북의 올 시즌 우승 전략이 숨겨져 있다.
사실 최 감독은 미안하다는 표현을 하기보다는 어깨를 두드려 주는 스타일이다. 공식 석상에서 직접 미안하다고 표현하는 것은 1년 중 딱 한 번 우승 인터뷰 때이다. 그런 최 감독이 올 시즌에는 미안함을 전달하는 일이 잦아졌다.
그 이유는 강행군에 있다. 사실 전북 선수단은 휴식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이재성, 김신욱, 최철순, 김진수 등 베스트 11 가운데 절반이 국가대표팀 소속으로 지난 겨우내 제대로 휴식을 취하지 못했다. 지난해 12월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대회 자출과 유럽 원정 동계 훈련 및 평가전까지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냈다. 한숨을 돌릴 틈도 없이 곧바로 K리그1 일정과 2018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를 소화했다.
전북은 스쿼드가 가장 탄탄한 팀으로 꼽힌다. 충분히 로테이션을 가동할 수 있다. 최 감독은 탄탄한 스쿼드를 바탕으로 로테이션을 가장 잘 활용하는 감독이다. 전북이 K리그와 ACL에서 지속해서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올 시즌 초반은 베스트 11에 큰 변화를 주지 않고 있다. 공격진만 살펴봐도 김신욱-아드리아도 체제에 이동국과 티아고를 후반 조커로 활용하는 패턴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변화를 줘도 이동국을 선발로 내세우는 것이 전부이다.
이에 시즌 초반 최대한 승점을 쌓아놓아야 한다. 더욱이 가을부터는 ACL 토너먼트가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전북은 ACL 우승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 시즌 중후반부터 ACL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K리그1 초반 승점 쌓기가 그만큼 중요하다. 이에 최 감독은 무리하더라도 초반에 집중력 있는 경기를 운용하는 것이다.
전북은 1일 현재 승점 27로 2위 수원 삼성(승점 20)과 승점 7차로 앞서며 독주 채비를 갖췄다. “미안하다”면서도 강행군을 펼치고 있는 최 감독의 의지 속에 우승 전략이 숨겨져 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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