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상대로는 커쇼’ 삼성 백정현, 명불허전 공룡 사냥꾼의 위용

[스포츠월드=대구 이재현 기자] “왜 놀라세요? 원래 NC에는 잘 던져왔잖아요.”

팔꿈치 통증으로 대만에서 진행된 퓨처스 캠프에서 2018년을 시작하기도 했던 삼성의 좌완 투수 백정현(31)은 우여곡절 끝에 새 시즌 삼성의 선발진에 합류할 수 있었다. 사실 시작은 다소 불안했다. 시즌 첫 선발 등판이었던 지난 3월 29일 광주 KIA전에서 백정현은 4⅓이닝 4실점으로 패전을 떠안았다.

그러나 백정현은 곧장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 5일 마산 NC전에서 6⅓이닝 1실점 호투로 반등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저조한 타선 지원 탓에 승리 투수가 되는 데는 실패했지만, 충분히 박수를 받을 만한 성적이었다. 하루 뒤인 6일 김한수 삼성 감독에게 백정현의 깜짝 호투를 지켜본 소감을 묻자 김 감독은 “왜 새삼스럽게 놀라는가. (백)정현이가 원래 NC 상대로는 곧잘 던져오지 않았는가”라며 자신 있게 반문했다.

김 감독의 발언은 결코 틀린 말이 아니다. 백정현은 NC의 1군 진입 원년인 지난 2013년부터 NC 킬러로 통했다. NC를 상대로 통산 28차례(선발 7경기) 등판해 6승 무패, 4홀드, 3.61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9개 구단 상대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이다.

2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NC와의 2018 MYCAR 신한은행 KBO리그 홈경기에서도 공룡 사냥꾼은 건재했다. 이날 선발 등판한 백정현은 6⅓이닝 5피안타 1볼넷 6탈삼진 2실점으로 NC 타선을 꽁꽁 묶었다. 2점을 내줬던 2회를 제외한다면 크게 흠을 잡기 어려웠다. 백정현의 직구에 NC 타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실제로 6탈삼진의 결정구가 모두 시속 140㎞의 직구였다.

이번엔 타선까지 초반부터 맹타로 화답했다. 3회까지 7점을 몰아친 타선은 백정현의 어깨를 더욱 가볍게 했다. 오랜만에 투‧타 조화가 완벽하게 이뤄진 삼성은 손쉽게 승리를 따낼 수 있었다. 백정현의 시즌 첫 승이 기록되는 순간.

원래 백정현은 ‘오키나와 커쇼’라는 별명을 지니고 있었다. 스프링캠프에서는 LA 다저스의 좌완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를 연상하게 할 정도로 호투를 펼치는 데서 비롯된 별명이다. 그러나 이제는 ‘NC 상대 커쇼’라는 새로운 별명을 붙여도 전혀 이질감이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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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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