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의 믿음 "블론세이브 해도 마무리는 정찬헌"

[스포츠월드=잠실 이지은 기자] "블론세이브가 있더라도 믿고 맡겨야 합니다."

14일 kt와의 홈 경기가 예정된 잠실구장, 류중일 LG 감독은 전날 9회를 앞둔 순간을 돌이켰다. 김지용이 마운드에 올라 공 6개로 아웃카운트 하나로 8회를 마무리한 상태. 올 시즌 9경기 방어율 0의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김지용이기에 9회까지 던질 수도 있었다. 그러나 류 감독은 9회를 앞두고 정찬헌을 불러 간단한 당부의 말을 건넸다. 이후 어김없이 정찬헌을 마운드에 올렸다. 

류 감독은 "전날 경기에서 결과가 좋지 않았으니 선수 입장에서는 오늘도 그러면 어떡하나 불안할 수밖에 없다. 한 마디 해주는 게 낫겠다 싶어서 불렀다"라며 "만약 김지용을 올려서 세이브를 따낸다면 정찬헌은 '벤치에서 나를 못 믿는구나' 생각하고 자신감을 잃는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12일 정찬헌에게는 블론세이브의 위기가 닥쳤다. 9회초 마운드에 1이닝 3피안타 3실점으로 선발 윌슨의 승리를 날렸기 때문. 그러나 9회말 타선의 집중력으로 대역전극을 써내면서, 본의 아니게 쑥쓰러운 승수를 쌓게 됐다. 그러나 이튿날의 결과는 달랐다. 피안타와 볼넷이 나오긴 했지만, 삼진, 땅볼, 파울 뜬공으로 비교적 깔끔하게 막아냈다.

13일 현재 9경기에 마무리로 등판한 정찬헌의 블론세이브는 2개.  류 감독은 "김지용보다는 정찬헌이 공이 더 빠르다. 삼진을 잡을 수 있는 구종도 가지고 있다. 경험도 있는 만큼 터프한 상황에서의 멘탈도 괜찮다"라고 바라봤다. "임정우가 올해 언제 올지 모르는 상태다. 블론세이브가 있더라도 믿고 맡겨야 한다"라는 사령탑의 믿음에는 변함이 없다.

number3togo@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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