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팀추월 결선이 끝난 강릉 아이스 아레나 믹스트존, 은메달로 대회 첫 메달을 수확한 김민석(19·성남시청)과 정재원(17·동북고)의 입에서는 같은 단어가 나왔다. 바로 ‘2022 베이징올림픽’이었다.
남자 팀추월 대표팀 3인 중 핵심은 ‘맏형’ 이승훈(30·대한항공)이었다. 이번 대회에서도 선두에서 레이스를 가장 오래 이끌었고, 실제 이승훈이 전면으로 나서는 모든 바퀴에서 대표팀의 랩타임이 줄었다. 그러나 이날 경기를 마친 이승훈은 가장 먼저 둘에게 공을 돌렸다. “월드컵은 몇 주에 걸쳐서 경기를 하다 보니 체력이 계속 떨어지는 게 눈에 보였다. 회복이 안 될까봐 내심 걱정했는데 올림픽에서는 그런 모습이 없더라. 후배들이 준비를 잘해줘서 든든하게 레이스를 할 수 있었다"라며 거듭 고마움을 전했다.
사실 대표팀이 호흡을 맞춘 시간은 4개월 남짓이다. 지난해 10월 마지막으로 ‘막내’ 정재원을 발탁하며 선수 구성을 마쳤다. 정재원은 중학교 시절부터 장거리에 가능성을 보이던 유망주였지만, 아직은 국제무대 경험이나 기초 체력은 부족한 상태였다. 그러나 “형들에게 도움이 되겠다”라는 의욕은 빠른 성장세로 이어졌다. 짧은 준비 기간 몸무게가 2kg이나 늘었고, 스케이팅 기술을 흡수해 스피드도 끌어올렸다.
이는 김민석에게도 좋은 자극제가 됐다. 2014년 최연소 국가대표로 뽑힌 김민석은 2017 삿포로 아시안게임 1500m 금메달을 차지하며 탄탄대로를 걸어온 터. 이 기세를 몰아 지난해 10월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 5000m에서 1위를 노렸지만, 동생 정재원에게 추월당하며 2위에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이번 올림픽 1500m에서 깜짝 동메달을 수확하며 평창의 라이징 스타가 됐다.
김민석은 “2022년에는 내 나이가 24살이다. 남자 선수로서 가장 전성기라고 본다. 더 좋은 결과를 얻도록 끊임없이 달리겠다”라는 굳은 각오를 전했다. “다음 올림픽에서는 1등 자리에 꼭 서보고 싶다”라는 정재원의 포부도 당찼다. 10대 선수 둘의 진짜 꿈은 베이징으로 향하고 있다.
number3togo@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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