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인터뷰] '프로 2년 차' 넥센 김성민 "야구할 때 가장 재밌어요"

[스포츠월드=이혜진 기자] “야구할 때 가장 재밌으니까요.”

‘카르페 디엠(Carpe diem)’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 속 명대사이기도 한 이 말은, 우리말로 해석하면 ‘현재를 즐겨라’는 의미다. 지난해 김성민(24·넥센)은 크고 작은 변화를 겪었다. 프로 무대에 첫발을 내디딘 지 얼마 되지 않아 트레이드 주인공이 됐고, 보직 역시 팀 사정에 따라 선발과 구원을 오가야 했다. 혼란스러울 법도 하지만 김성민은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조금씩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김성민은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어 좋았다”고 웃었다.

“한 60점 정도 될까요?” 지난 시즌 김성민은 33경기에서 4승3패 1홀드 평균자책점 4.93을 기록했다. 임팩트는 훨씬 더 컸다. 15번의 선발 등판 가운데 9번이 외인과의 맞대결이었을 만큼 유독 1~2선발들을 많이 만났음에도, 배짱 있게 제 공을 던졌다. 김성민 특유의 대범한 성격을 엿볼 수 있었던 대목. 그러나 김성민은 스스로에게 다소 박한 평가를 내놓았다. 김성민은 “충분히 이길 수 있었던 경기를 몇 개 놓쳤다. 스스로 불만족스러운 부분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다시 출발선에 선 김성민이다. 프로데뷔를 앞두고 있었던 지난해 이맘때와는 마음가짐부터가 많이 달라졌다. 김성민은 “아마추어 때와는 달리 프로는 장기레이스를 소화하는 게 중요하더라”면서 “올해는 꾸준히 활약하고 싶다. 수치적인 목표는 일단 8승, 120이닝을 넘어서는 것”이라고 밝혔다. 보직과 관련해선 “선발이든 구원이든 상관없다”면서도 “아무래도 욕심이 나는 것은 선발이다. 선발로 나섰을 때 조금 더 책임감을 느꼈던 것 같다”고 바람을 전했다.

더욱이 올해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해다. 예년보다 개막이 앞당겨지고, 중간에 휴식기를 갖는 등 또 한 번의 변화가 예고돼 있다. 나아가 아직은 먼 일일 수도 있지만, 이러한 국제대회는 선수들에게 좋은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김성민은 “(일본)대학 시절 봤던 선수들이 일본, 대만 대표팀에서 뛰는 모습을 종종 본다. 나 역시 언젠가는 태극마크를 달고 그들과 경쟁할 수 있도록 기량을 더욱더 발전시켜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힘주어 말했다.

구단의 기대도 크다. 김성민의 올 시즌 연봉은 5500만원이다. 지난 시즌 2700만원에서 무려 2800만원(103.7%)이 올랐다. 김성민은 “생각보다 좋은 대우에 바로 도장을 찍었다. 그만큼 더 잘하라는 의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덕분에 오랜만에 아들 노릇도 톡톡히 했다. 김성민은 “대구(고향)에 내려갔는데 어머니께서 예전 잠바를 그대로 입고 계시더라. ‘괜찮다, 안 춥다, 따뜻하다’ 하셨지만, 마음이 쓰여 새 잠바 하나 사드렸다. 좋아하시더라”고 쑥스러운 듯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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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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