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핵심은 태국… 절대 놓쳐선 안돼”

박상희 지사장 “‘씰온라인’ 운영 경험 ‘테라’에 녹여낼 것”
세계 20위권 시장 부상한 태국 온라인 게임 여전히 강세
[방콕(태국)=김수길 기자] #지난 2017년 3월 28일 온라인 게임 ‘씰온라인’은 태국에서 공식적으로 네 번째 배급사를 통해 재론칭을 시작했다. 서비스 이관 작업으로 수 개월 동안 게임에 접속하지 못한 팬들이 이탈할까 우려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2만명 가까운 동시접속자수를 기록하면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2004년 태국 땅에 상륙한 ‘씰온라인’은 두 해 전 먼저 들어간 그라비티 ‘라그나로크’와 더불어 현지에 게임 한류를 전파한 주역으로 꼽힌다.

#‘타도! 리그 오브 레전드’를 외쳤던 ‘히어로즈 오브 뉴어스’(HON)는 현재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태국에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엔트리브소프트를 통해 소개됐으나, 소리소문없이 사라진 이력이 있다. ‘히어로즈 오브 뉴어스’는 2016년 태국 온라인 게임 점유율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덕분에 현지 배급사인 가레나는 태국 내 1위 게임 기업으로 도약했다.

우리에게 덥고 습한 기후부터 먼저 연상되는 태국의 속을 들여다보면 미신을 잘 믿고 권선징악(勸善懲惡)을 삶의 지향점으로 삼는 국민들이 많다. 지금의 행동이 미래의 선악에 대한 결과로 이어진다는 신념도 있다. 이는 어디 하나에 꽂히면 상당한 충성도를 담보하는 신뢰가 된다는 의미다. 박상희 플레이위드 타일랜드 지사장은 “우선, 신뢰를 쌓는 게 쉽지는 않지만 한번 축적되면 웬만해서는 저버리지 않는 게 태국인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 게임 시장이 심각한 신작 기근 현상을 겪고 있는 한국과는 달리, 태국은 시간 차를 두고 몰려오는 한국산 온라인 게임으로 풍년을 이루고 있다. 엄연히 말해 북미와 일본, 유럽, 중국 등 주요 게임 시장으로 분류되지 않은 까닭에 발매한지 2년 가량 지난 뒤 태국으로 진출하는 사례가 다반사다. 전 세계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격돌하고 있는 ‘배틀그라운드’와 ‘포트나이트’도 아직 태국으로 출정 계획은 없다.

이처럼 번외 지역으로 불리던 태국이 시간이 흐르면서 한국산 게임의 제2의 도전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씰온라인’ 역시 한국에서는 존재감이 미미하나, 태국에서는 14년 동안 여전히 탄탄한 입지를 자랑한다. 플레이위드 타일랜드의 경우 ‘씰온라인’ 하나만으로 이미 흑자 경영체제를 완성했고, 상당한 로열티를 한국으로 보낸다. 여기에 후속작 ‘로한 오리진’도 고정 마니아 층을 형성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뉴쥬(Newzoo)에 따르면 태국 게임 시장의 규모는 2017년 4월 기준으로 미화 5억 9700만 달러에 달한다. 이는 세계 20위에 해당하는 매출이다. 소폭 줄어들고는 있으나 전체 시장에서 온라인 게임은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근래 들어 모바일 게임이 급속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데, 신규 온라인 게임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시장 규모 자체가 성장세다. 박상희 지사장은 “절대적인 규모 면에서 태국은 급성장하는 중위권 시장이고, 고품질 한국 게임에 대한 수요가 충분하다”면서 “충실한 운영이 담보되면 장기적으로 상당한 매출을 일굴 수 있기 때문에 절대 놓칠 수 없는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태국은 이른바 동남아를 일컫는 SEA 권역에서 가장 큰 시장이다. 2013년부터 4년간 SEA 권역의 평균 성장률은 28.8%인데, 태국은 이를 상회하는 30.9%다. 또한 태국 정보통신기술부 산하 소프웨어산업진흥국(SiPA)이 조사한 자료에서 2017년 태국이 수입한 PC 온라인 게임은 1억 3700만 달러를 넘었고, 수출은 1600만 달러에 그쳤다. 모바일 게임도 6200만 달러 수입에 1100만 달러 수출이었다. 시장이 팽창하는 만큼 외산 게임에 대한 수요가 엄존한 셈이다.

태국에 입성한 가장 최신작인 ‘테라’ 역시 한국에서 이미 게임성을 인정받은 후광을 업고 서비스 초반 순항하고 있다. 이달 10일 공개서비스 개시 이후 동시 접속자수는 9000명선에 육박하고, 하루 평균 2만5000여명이 ‘테라’를 즐기고 있다. 앞서 ‘테라’의 개발사인 블루홀과 태국 배급권을 쥔 플레이위드 한국 본사 측 인력 수십 명이 플레이위드 타일랜드에 상주하면서 운영 흐름을 함께 논의했다. 블루홀과는 일명 ‘테라 데이’라는 프로모션을 대규모로 전개해 호평을 얻었다. 코스프레 패션쇼와 개발자 미팅에다, 게임 성우로 참여한 태국의 유명 가수 니파폰 티티타나칸과 태국 인기 아이돌그룹 BNK48 등이 축하 무대에 나와 주목을 끌었다. 박상희 지사장은 “비슷한 시기에 대형 경쟁작들과 시장에서 맞붙었는데도 ‘테라’의 초반 상승세가 안정적”이라며 “태국에서 ‘씰온라인’과 ‘로한 오리진’으로 축적한 운영 경험을 ‘테라’에 녹여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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