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23세 이하(U-23) 국가대표 축구 대표팀이 27일(한국시간) 중국 창저우 올림픽 센터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우즈베키스탄과의 결승전에서 1-1 무승부 후 연장전 끝에 우즈베키스탄에 1-2로 패했다. 종료 직전 내준 결승골이 베트남을 울렸다.
베트남은 8강부터 3경기 연속 연장 승부를 벌이며 결승에 올라왔지만 체력 저하와 폭설로 인해 운이 따라주지 않았다. 박항서 매직이 아쉽게 마감되는 순간이다.
사실 이날 경기는 갑작스레 내린 폭설로 양 팀 모두에게 정상적인 경기가 힘들었다. 짧은 패스가 어려워 긴 패스를 활용한 축구로 바꿀 수밖에 없었다. 그런 가운데 선제골이 일찍 나왔다. 전반 8분 캄다모프의 왼쪽 코너킥을 문전에서 아슈마토프가 슈팅으로 연결하며 우즈벡에 선제골을 안겨줬다.
베트남은 실점 후 빠른 패스 전개로 반격을 개시했다. 전반 15분 꽝 하이가 헤딩슛을 시도했지만 아깝게 골문을 빗나갔다. 기회를 노리던 베트남은 전반 40분 꽝하이가 예술적인 프리킥을 득점으로 연결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전반 종료 후 양팀은 1시간 가량의 제설작업 후 후반전을 치렀다. 선수들 몸이 식어버렸다. 이후에도 양 팀은 수 차례 찬스를 만들었지만 젖은 그라운드로 위협적인 장면은 많이 나오지 못했다.
승부는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여전히 기회는 많이 나오지 않았지만 우즈벡이 한 번 찾아온 기회를 살렸다. 연장 후반 종료 직전 코너킥을 시도르프가 골대 앞에서 슈팅으로 연결하며 결승골을 터뜨렸다.
패배. 그럼에도 박 감독이 베트남에 불게 한 축구 열풍은 그야말로 센세이셔널했다. 사실 베트남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12위의 약체다.베트남의 축구 열풍은 손에 꼽을 정도로 뜨겁지만 실력이 받쳐주지 않았다. 결승 자체에 오른 동남아시아 팀도 이번 베트남이 유일했다.
베트남은 2년 전 이 대회에선 조별리그에서 패해 일찌감치 짐을 쌌다. 하지만 새로 성인, U-23 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한 박 감독이 베트남의 패배의식을 바꾸기 시작했다. 포지션 이해가 낮은 선수들에 전술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잠시도 쉬지 않고 선수들 지도에 열과 성을 쏟아부었다.
그렇게 박항서 매직이 시작됐다. 이번 대회 한국, 호주, 시리아가 포함된 죽음의 조에서 1승1무1패 성적으로 8강에 올랐고, 8강에서 이라크마저 격파하고 4강에 올랐다. 박 감독 부임 초기만 해도 부정적 시선을 보내던 베트남 언론은 이제 연일 박항서 매직을 다루며 박 감독이 베트남에서 이룬 업적을 칭송하기 시작했다.
졌지만 잘 싸웠다. 베트남의 축구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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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베트남 익스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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