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5일 울산 종합운동장에서 고려대와의 평가전을 끝으로 모든 훈련 일정을 마쳤다. 대표팀은 6일 김해공항에서 일본으로 출국해 9일 중국, 12일 북한, 16일 일본과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을 치른다.
9일 중국전을 앞두고 가진 마지막 평가전. 사실 고려대가 대표팀에 비해 전력이 약한 상대라 승패는 큰 의미가 없다. 날씨도 좋지 않았다. 이날 울산 기온은 영하로 떨어졌고 강풍까지 불어 운동장 옆 벤치가 엎어지기까지 했다. 신 감독도 경기전 “바람이 생각보다 세다. 체감온도는 더 낮을 텐데 선수들이 다칠까 염려된다”며 우려하기도 했다.
이날 신 감독은 11월 A매치부터 고정된 포백을 변함없이 내세웠다. 2일 고려대전은 4-1-4-1 전술로 나섰고 이날은 4-4-2 틀 안에서 다양한 실험을 거쳤다. 골키퍼 김동준, 포백은 좌측부터 김진수 권경원 장현수 최철순 미드필드진은 좌측부터 염기훈 김성준 정우영 이재성이 섰다. 미드필더 이명주를 최전방에 세워 진성욱의 파트너로 둔 점이 이색적인 부분이었다.
낯선 포지션이지만 이명주의 움직임은 나쁘지 않았다. 전반 7분 대표팀의 첫 골(진성욱)도 이명주의 슈팅에서 시작됐다. 진성욱과 2대1 패스를 통해 상대를 따돌린 뒤 슈팅을 시도했고 골키퍼가 쳐낸 공을 진성욱이 마무리했다. 이명주는 상대가 공격을 전개하면 3선까지 내려와 가담하는 활동량으로 상대를 괴롭혔다.
여기에 신 감독은 공격 시 측면 라인을 상당히 끌어올렸다. 좌우 풀백 김진수와 최철순이 측면 윙어 자리까지 올라오면 좌우윙어 염기훈 이재성이 중앙으로 밀집해 찬스 생산에 주력했다. 상대보다 전력이 강하다 보니 다양한 전술을 테스트해보겠다는 신 감독의 의지가 느껴졌다.
추운 날씨지만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의 눈빛은 뜨거웠다. 잔디 상태도 좋아 패스 연결에는 지장이 없었다. 훈련 때 신 감독이 강조한 것처럼 선수들은 서로 “더 붙어” “자리에서 벗어나지마” 등 의사소통을 활발히 하며 플레이를 이어갔다. 신 감독은 묵묵히 지켜보면서 선수들이 스스로 어떻게 풀어가는지 매의 눈으로 관찰했다.
신 감독은 후반전 선수를 대폭 교체하면서도 포메이션은 유지했다. 다행히 부상자도 나오지 않았다. 4백이 동아시안컵에서도 기본 전술로 가동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편 이날 경기는 8-0 대표팀의 승리로 끝났다.
club1007@sportsworldi.com 사진=박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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