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 쇄신 핵심 '홍명보·박지성'… 위기 탈출 '특급 조커'로 나선다

[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위기에 몰린 한국 축구를 변화를 위해 홍명보(48)-박지성(36) ‘초특급 조커’를 영입했다.

대한축구협회는 8일 “홍명보와 박지성을 각각 신임 전무이사와 유스(Youth)전략본부장으로 선임했다”면서 “이는 사의를 표명한 김호곤 부회장 겸 기술위원장, 이용수 부회장, 안기헌 전무이사 등에 대한 후임 임원 인사와 함께 조직개편을 단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협회는 최근 2~3개월 사이 벼랑 끝에 몰렸다. 대표팀 경기력을 차치하고, 행정력에서 문제점을 드러냈다. 협회 전·현직 임직원이 업무상 배임 및 사기 혐의가 드러나 검찰 조사를 받았고, 이어 거스 히딩크 전 감독 부임설에 대한 미흡한 대처로 비판받았다. 특히 이러한 논란이 증폭되는 과정에서 막다른 골목에 몰린 정 협회장은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조직 쇄신을 통해 젊고 유능한 인재를 영입하겠다”며 대책 마련에 나섰고, 이에 이날 조직개편 쇄신안을 발표한 것이다.

이번 쇄신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홍명보, 박지성 등 한국 축구의 한 획을 그은 30~40대 차세대 리더를 영입했다는 점이다. 홍 신임 전무이사는 선수 시절 주장으로서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썼고, 지도자로서는 2012 런던올림픽에서 사상 첫 동메달을 이끌었다. 국제대회 경험이 풍부하고, 현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 행정업무에 현실성을 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정 협회장은 사무총장직을 신설, 20년간 다양한 분야의 협회 행정을 담당해온 ‘국제통’ 전한진(47) 전 국제팀장을 임원으로 승진 발령해 홍 전무이사에게 힘을 실어줬다.

박 본부장은 설명이 필요 없는 한국 축구의 ‘전설’이다. 특히 유럽 무대에서 선수로서 굵은 족적을 남겼고, 최근 국제축구연맹(FIFA) 마스터 과정을 이수하는 등 행정가로서의 착실하게 준비해왔기 때문에 한국 축구 변화의 뿌리라고 볼 수 있는 유스 시스템을 잘 다듬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홍 전무이사와 박 본부장은 ‘히딩크 사단’의 핵심으로 국민의 신임이 두텁다는 점에서 현재 안갯속 한국 축구를 다잡아줄 핵심 인재로 큰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이와 함께 협회는 축구 발전을 위한 중장기 정책수립과 기술연구 기능을 담당할 기술발전위원회 위원장에 이임생(46) 전 텐진 감독을, 학원·클럽 리그 관장 및 제도개선을 담당할 부회장에 최영일(51) 전 동아대 감독을, 대회위원장에는 조덕제(52) 전 수원FC 감독을 새로 선임하며 경기인 출신을 대거 배치했다. 경기인과 행정인의 균형을 도모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협회 측은 “홍명보, 박지성 등을 영입하면서 자연스러운 세대교체뿐만 아니라, 전문성을 가진 역량 있는 축구계 인재를 발굴해 육성하려는 의지를 포함했다”며 “변화와 혁신을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와 함께 정 협회장의 인적 쇄신에 대한 강한 의중이 반영됐다”고 밝혔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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