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마무리한 심재민, 선발투수로 거듭날까

[스포츠월드=잠실 김도현 기자] “선발투수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김진욱 kt 감독이 지난 23일 광주 KIA전 선발로 마운드에 오른 심재민(23)을 평가했다. 심재민은 해당 경기에서 5이닝 8피안타(2홈런) 1볼넷 4탈삼진 3실점 노디시전을 기록했다. 뛰어난 성적은 아니었지만 충분히 가능성을 보여줬다. 특히 선두자리를 지키기 위해 전력을 다한 KIA 타선을 상대했기에 더욱 그렇다.

고교 때부터 촉망 받는 유망주였던 심재민은 지난 2014년 우선지명으로 kt의 유니폼을 입었다. 입단 이후 팔꿈치 수술을 했지만 잘 이겨내고 1군 무대에 데뷔했다. 지난 2년 동안 불펜에서 많은 경기를 소화하며 조금씩 자리를 잡아갔다. 올 시즌은 64경기에 나와 74⅔이닝을 소화했고, 1승7패13홀드 평균자책점 5.18의 성적을 내고 있다. 어느 때보다 많이 마운드에 오르며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낸 것이다.

들쑥날쑥한 모습을 보여줄 때도 있었지만 심재민은 kt의 불펜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선수가 됐다. 그랬던 심재민은 지난달 26일 대구 삼성전에서 데뷔 첫 선발 등판경기를 가졌다. 김 감독이 심재민에게 선발투수로서의 가능성을 봤기 때문이다. 당시 2⅔이닝 동안 7실점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구원투수로만 나섰던 선수였기 때문에 충분히 그럴 수 있었다. 하지만 김 감독은 여전히 심재민을 신뢰했다. 이에 심재민은 약 한 달 만에 다시 찾아온 선발 기회를 무난하게 마무리하며 김 감독의 믿음에 부응했다.

김 감독은 “처음 선발일 때 부담 갖고 했는데 지난 경기에선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여줬다”며 “팀으로나 개인적으로나 좋은 쪽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재민은 다양한 구종을 던질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김 감독은 “완성도는 아직 부족하지만 구종을 4가지 던지는 것이 매력이다. 아마추어 때부터 마운드 운영이 좋았고 선발 경험이 있다”고 심재민을 칭찬했다.

올 시즌 더 이상 심재민의 모습을 볼 수 없을 예정이다. 김 감독에 따르면 버두치 리스트급은 아니지만 이미 많이 던졌기에 다음 시즌을 준비하게 됐다. 심재민은 시즌을 선발 등판으로 마무리하면서 내년 역시 선발투수로 거듭날 계획이다. 올해 심재민을 비롯해 고영표, 정성곤, 류희운 등이 선발 경험을 통해 성장한 만큼 2018시즌 kt의 선발 로테이션이 풍부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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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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