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롯데 마운드에 대해 물으면 김 코치는 “아무 것도 한 게 없다. 그렇게 따지면 올해 부진한 투수들은 뭔가”라며 손사래를 친다. 비결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게 어딨느냐”고 민망한 표정으로 말을 돌린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김 코치의 영향력이 마운드에 퍼져있다는 점이다. 김성근 전 한화감독은 시즌 초 “원형이가 롯데에 있느냐”고 물으면서 “역시 롯데 투수들이 모두 조금씩 변했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김 코치의 말은 겸손이다. 일례로 뼈가되고 살이되는 조언도 있다. 투수는 비시즌 피칭훈련에서 와인드업과 세트포지션 중 어디에 더 비중을 둘까. 대부분의 투수는 와인드업 피칭에 70%가량 비중을 둔다. 100% 힘을 전달할 수 있고 자신의 진짜 구속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김 코치는 거꾸로 세트포지션에서 공을 던지는 연습을 강조했다. 평소에도 주자가 있다고 가정하고 불펜피칭을 많이 하라는 주문이다. 실제 마주한 위기상황에서는 평소 습관이 나온다는 것이다. 많은 주문 중 한가지다.
조 감독에게 번즈의 수비시프트에 대해 물었다. 조 감독은 그 수비력을 칭찬하면서도 김민재 코치의 힘을 강조했다. 조 감독은 “김 코치가 (수비 위치를)거의 다 지시한다. 번즈는 아직 한국 타자들의 성향을 잘 모른다. 자기가 알아서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빛이 나진 않지만 지금 롯데에서 가장 바쁜 코치 중 한 명이다.
지난 두 시즌간 kt 1군 수비코치로 활약하다 지난 겨울 친정으로 돌아온 김민재 코치는 “롯데로 오기까지 16년이 걸렸는데 감회가 새롭다”고 웃으면서 “책임감이 크다”고 말했다. 황재균이 떠났고 롯데 내야수비는 분명 타팀에 비해 열세다. 김 코치는 마음을 강하게 먹었다. 시간이 흘러 조 감독은 책임감으로 무장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김민재 코치가 고맙다.
polestar174@sportsworldi.com
사진 OSEN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