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 파워’ 최정, 개인 통산 첫 50홈런이 보인다

[스포츠월드=잠실 이혜진 기자] ‘형님’ 최정(30·SK)은 ‘더’ 강하다.

SK의 기세가 무섭다. SK는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원정경기에서 5-1 승리를 거뒀다. 파죽의 5연승이다. 두산과의 상대 전적도 3-3으로 균형을 맞췄다. 비록 공동 1위 KIA와 NC가 모두 승리하는 바람에 선두그룹과의 격차를 줄이는 데에는 실패했지만, 치고 올라갈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반면,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를 앞세워 분위기 전환을 노렸던 두산은 연패 숫자만 ‘3’으로 늘렸다.

‘해결사’ 최정은 이날도 천금 같은 스리런포로 승리의 주역이 됐다. 국내에서 가장 넓은 잠실구장도 최정에겐 큰 문제가 되지 않는 듯했다. 3회초 2사 1, 3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최정은 니퍼트의 2구를 공략, 왼쪽 담장을 훌쩍 넘겼다. 몸 쪽 깊은 곳으로 들어온 150㎞짜리 직구를 통타했다. 시즌 27호, 비거리는 120m였다. 올 시즌 최정이 니퍼트를 상대로 때려낸 첫 안타이자 홈런이기도 했다. 이 홈런으로 SK는 초반 흐름을 가져갈 수 있었다.

개인 통산 첫 50홈런이 보인다. 지난해 40개 홈런을 때려내며 ‘홈런왕’ 타이틀을 거머쥔 최정은 올해 더욱 속도를 올리고 있다. 지금의 페이스라면 산술적으로 52.5개의 홈런을 칠 수 있다. 역대 한 시즌 50홈런 고지를 밟은 타자는 이승엽(1999년 54개, 2003년 56개), 심정수(2003년 53개), 박병호(2014년 52개, 2015년 53개)뿐이다. 홈런 부문 2위인 한동민(22개)과의 격차를 늘리며 앞서 나가고 있는 최정이 50홈런 금자탑까지 세울 수 있을지 관심거리다.

나아가 동생 최항이 보는 앞에서 그려낸 아치라 더욱 뿌듯하다. 최항은 지난 25일 kt전에 앞서 정식선수가 됐고, 바로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당시에도 최정은 시원한 솔로포를 쏘아 올리며 형님으로서의 체면 치레를 톡톡히 세운 바 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트레이 힐만 SK 감독은 최정-최항 형제의 활약상에 엄지를 치켜세우며 “형제가 함께 뛰는 모습을 보니 흥분된다”면서 “아무래도 최정은 최항이 있을 때 더 잘하는 것 같다”고 흐뭇해했다. 이에 최항은 “열심히 응원하긴 하지만, 형은 언제나 잘한다”며 손사래를 쳤다.

경기 후 최정은 “오늘 니퍼트의 볼이 너무 좋았는데, 그중에 실투 하나를 안 놓치고 그라운드로 보낸 것만으로도 기뻤다. 그런데 그게 홈런이 되면서 팀 승리로 이어지는 점수가 돼 더 기분이 좋았다. 어려운 게임을 이겨서 기분 좋고 계속 좋은 분위기로 연승을 이어나가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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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잠실 김용학 기자/ 최정이 27일 잠실 두산전에서 3회초 홈런을 친 뒤 환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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