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그룹 현금 곳간 역대 최대 ‘유보금 700조원 육박’…유보율 1223.8% 늘어

[강용모 기자] 30대그룹 상장사들이 주주에게 이익을 배당하고 남은 잉여금을 포함한 유보금이 70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액수는 역대 최대 수준이다. 대기업들이 영업해 벌어들인 이익을 투자나 고용, 주주 배당 등으로 돌려주지 않고 쌓아두고 있는 것이다.

12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30대그룹 소속 178개 상장사의 감사보고서 기준 유보금은 지난 3월 말 현재 691조5000억원으로 역대 최대로 집계됐다. 이들 상장사의 유보금은 2012년 말 515조4000억원, 2013년 말 557조7000억원, 2014년 말 602조4000억원, 2015년 말 655조원, 지난해 말 681조원 등으로 계속해서 증가했다.

유보금을 납입자본금으로 나눈 '유보율'도 2012년 1003.4%에서 4년여 만인 올해 3월 말 1223.8%로 220.4%포인트나 높아졌다.

유보금은 기업이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이익에서 주주에게 배당금을 나눠주고 남은 이익잉여금과 자본거래에서 생긴 자본잉여금을 합친 것이다.

최근 5년간 늘어난 유보금은 무려 176조원을 넘어섰다. 이 가운데 4대그룹 상장사의 유보금이 146조4000억원 늘어났다.

그룹별 상장사 유보금은 삼성그룹이 3월 말 현재 219조5000억원으로 2012년에 비해 65조원(42.0%) 증가했고, 현대자동차그룹은 121조7000억원으로 5년 사이 43조4000억원(55.5%) 증가했다.

SK그룹 유보금은 70조6000억원으로 5년간 28조1000억원(66.2%) 늘어나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LG그룹은 상장사 보유 유보금이 38조9000억원에서 48조8000억원으로 9조9000억원(25.5%) 늘었다.

롯데그룹과 포스코그룹 상장사 보유 유보금은 5년 전보다 각각 5조9000억원, 5조2000억원 증가했고 두산그룹과 신세계그룹은 각각 3조7000억원, 3조3000억원 증가했다.

반면, 조선업 경기 침체로 구조조정과 실적 부진에 빠진 현대중공업그룹과 대우조선해양그룹 유보금은 5년 전보다 줄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유보금이 14조8000억원으로 5년 사이 3조1000억원 줄었고 대우조선해양그룹은 2012년 2조900억원이던 유보금이 마이너스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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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그룹 상장사의 유보금이 역대 최대 수준이다. 이 가운데 삼성그룹의 유보금이 가장 많이 증가했다. 사진은 삼성그룹 서초 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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