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따라쟁이' 조영욱, 아르헨티나전서 진짜 골 터트린다

[스포츠월드=전주·권영준 기자] “신태용 감독님 따라하다가 걸렸어요.(웃음)”

‘막내’ 스트라이커 조영욱(18·고려대)의 재롱에 한국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에 웃음 폭탄을 터트렸다. 사연은 이렇다. 대표팀은 지난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기니와의 ‘2017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코리아’ 조별리그 1차전에서 기분 좋은 첫 승을 거둔 뒤, 21일 전주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에서 회복 훈련에 나섰다. 조영욱을 필두로, 이승우 백승호 등 출전 선수들은 1시간 가량 러닝과 스트레칭으로 컨디션 조절과 회복에 집중했다.

특히 신태용 감독은 페이스를 조절하기 위해 직접 러닝에 참여해 선수단과 함께 구슬땀을 흘렸다. 이때 막내 조영욱이 형들과 시선을 주고 받더니, 갑자기 허리를 더 숙이면서 다른 자세로 뛰기 시작했다. 웃음소리가 터져나왔고, 이상한 기운을 감지한 신 감독이 뒤돌아 봤다. 조영욱과 눈이 마주친 신 감독은 그의 귀를 잡고 약 30㎝ 가까이 달렸다. 훈련장은 어느새 웃음바다였다.

훈련 후 조영욱은 “감독님 러닝 자세를 따라했다. 처음 대표팀 소집 때 따라했는데, 형들이 너무 좋아했다. 그래서 계속 시킨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오늘도 형들이 시켜서 따라했는데, 감독님께 딱 걸렸다”며 “감독님께 처음으로 걸렸다”고 아쉬워했다. 그 모습이 영락없는 개구쟁이 막내였다. 이어 “형들은 꼭 시켜놓고, 감독님 들리게 ‘영욱아∼ 뭐해’라고 큰 소리로 말한다. 억울하다”고 하소연했다.

이 장면에서 2가지를 발견했다. 대표팀 내부 분위기가 그만큼 팀 분위기가 최고조에 이르렀다. 조영욱의 ‘개인기’에 웃음이 터졌다가도, 훈련 중에는 모두 진지했다. 스스로 움직이며 능동적으로 훈련에 참여했다. 다른 한 가지는 바로 조영욱이 신 감독과 동료에게 그만큼 신임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신 감독은 “조영욱의 골이 비디오 판독으로 취소돼 너무 아쉽다. 만약 골로 인정받았다면 조영욱은 한 계단 더 올라섰을 것”이라고 아쉬워하면서도 “분명한 것은 조영욱은 급성장하고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승우와 백승호 역시 “조영욱이 많이 뛰어주면서 기회를 만들어주고 있다”고 좋은 호흡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영욱은 “대회 직전까지 골 세리머니를 상상했다. 그리고 실제 세리머니를 하긴 했다. 하긴 했는데….”라고 껄껄 웃으면서 “어제 잠들기 전에 머릿속에서 VAR(비디오판독) 글자가 떠나가질 않더라. 기회는 또 온다고 생각한다. 아르헨티나전에서 진짜 골을 넣겠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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