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와이드] 왜 라이온즈파크에서는 홈런이 쏟아질까?

[스포츠월드=정세영 기자] “와이리, 홈런이 많이 나오노?”

삼성-SK가 만난 4월28~30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홈런포가 연방 터질때마다 라이온즈파크를 찾은 관중들이 크게 술렁였다.

지난 주말 라이온즈파크에서는 무려 16개의 홈런포가 쏟아졌다. 몇몇 선수에게 집중된 것이 아니다. 3연전 기간 동안 홈런을 때린 선수는 무려 11명에 달했다. 주말 3연전 뿐 아니다. 라이온즈파크에서는 올해 총 35개의 홈런이 나왔고, 이는 인천 SK행복드림구장(243개)에 이어 리그 두 번째로 많다.

그렇다면 왜 라이온즈파크에서 홈런이 쏟아질까. 일단 구장의 특성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라이온즈파크는 규모 면에서는 결코 작지 않다. 라이온즈파크는 중앙이 122m 좌우는 99m다.

올해 홈런이 가장 많이 나온 SK행복드림구장의 경우, 리그에서 가장 작은 구장이다. 홈에서 좌우펜스까지의 거리는 불과 95m, 중앙펜스까지 120m밖에 되지 않는다. 이 같은 특성으로 SK행복드림구장은 리그 내 가장 타자 친화적인 구장으로 첫 손에 꼽힌다.

하지만 라이온즈파크는 형태가 조금 독특하다. 국내 최초의 팔각형 구조다. 그런데 이로 인해 좌우중간 펜스가 너무 짧아졌다. 실제 좌우중간은 107m밖에 되지 않는다. 이는 2015년까지 홈으로 사용한 대구 시민구장(좌우 99m·중앙 122m)보다 5~6m 가량 짧다. 실제 타자들이 체감하는 거리는 더 짧다는 게 대다수 평가다.

안치용 KBSN 해설위원은 “라이온파크는 장타 가지고 있는 선수들에게 최적의 구장이다. 타석에 서면 시각적으로 상당히 작게 느껴진다. 이로 인해 선수들의 스윙 자체가 달라진다 시각적인 차이는 야구경기에서 상당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물론, 이번 주말의 경우 거포들이 즐비한 SK 타선의 특수성과 삼성의 약해진 투수력도 고려돼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종열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라이온즈파크는 구장의 크기, 바람의 영향을 빼놓고서도 이야기 할 부분 있다. 개막전에서 나지완(KIA)의 홈런이나 김헌곤(삼성)의 홈런 등을 보면 비거리도 상당했다. 지난 주말 많은 홈런을 때린 SK 타자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최정과 한동민 등은 잠실에서도 홈런을 때려낼 수 있는 타자들”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삼성의 투수력도 상대 타선에 비해 떨어진다. 재크 페트릭을 제외하곤 상대를 압도하는 투수가 없다. 약해진 삼성의 투수력도 홈런이 많이 나오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라이온즈파크는 국내 다른구장과는 달리 산을 깎아 만든 구장이다. 다른 구장에 비해 해발고도가 다소 높은 편이다. 고도가 높으면 공기저항이 적어지고, 투수들의 던지는 공에 스핀이 덜 걸린다. 지난 주말 터진 홈런 16개 중 비거리 120m가 넘는 홈런이 9개나 나왔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지만 삼성 관계자는 이에 대해 “라이온즈파크의 해발 고도는 크게 높은 편은 아니다. 산을 깎아 만든 것도 1루쪽의 일부였다. 공기 저항을 많이 받은 것 같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분명한 것은 라이온즈파크를 ‘타자 친화적인 구장’으로 보는 데 이견은 없다. 국내 리그를 처음 경험하는 외국인 투수들은 “라이온즈파크는 장타를 조심해야 할 구장”이라고 입을 모았다. 앞으로 라이온즈파크 얼마나 많은 홈런이 터질지 보는 것도 남은 시즌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niners@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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