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달쏭…조원우 감독이 고심하는 번즈의 타순

[스포츠월드=권기범 기자] 테이블세터냐, 클린업 일원이냐.

조원우 롯데 감독이 시범경기 동안 결정해야할 일이 많다. 황재균의 빈 자리 주전 3루수를 낙점해야하고 레일리와 마켈 외에 토종 3인 선발도 확정해야한다. 또 한 가지 최적의 타순을 짜는 일이 남았는데, 새 외국인 야수 앤디 번즈(27)의 기용법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지난해 롯데는 외야수 짐 아두치가 허리통증으로 인한 부정약물 사용으로 팀을 떠난 뒤 대체 선수 저스틴 맥스웰을 영입했다. 하지만 맥스웰도 시즌 중 부상으로 불완전연소했고 롯데는 겨우내 새 선수 물색에 공을 들였다.

그 결과물이 내야 멀티요원 앤디 번즈지만 물음표가 많다. 2011년 토론토 블루제이스에 입단한 뒤 메이저리그 경험은 지난해 10경기 6타수 2득점이 전부다. 마이너리그 성적은 통산 6시즌에서 610경기 타율 0.264, 55홈런 283타점 87도루를 기록했다.

롯데는 수비력에 우선을 두고 영입결정을 내렸고, 스프링캠프를 거치면서 조원우 감독은 번즈를 주전 2루수로 낙점했다. 이젠 공격력을 검증해야한다. 캠프 기간 번즈를 지켜보면서 조 감독은 다소 알쏭달쏭한 상황이다. 빠른 발에 준수한 수비력을 보면 테이블세터감으로 충분히 기용할 수 있지만, 은근 펀치력이 있어보인다. 사도스키 해외 스카우트 코치가 번즈를 중장거리 타자로 KBO리그에서는 20홈런 20도루를 달성할 수 있는 자원으로 분석한 대로다.

그렇다 보니 아직 확실한 타순을 못박지 못했다. 이대호를 4번으로 고정할 때 번즈의 장타력이 주력보다 우위에 있다면 3번 혹은 5번으로 기용할 수 있는데, 그럴 경우 최준석이나 강민호가 뒤 타순에서 좀 더 부담을 덜 수 있다.

출루율과 주력에서 우위를 보인다면 조 감독은 톱타자로 기용할 생각도 있다. 번즈가 1번타자로 나선다면 김문호 혹은 전준우와 함께 테이블세터를 구성하고 3번부터 손아섭 이대호 최준석이 이어지는 타순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 두 가지는 그나마 번즈의 기량이 마음에 들었을 때의 얘기다. 조 감독은 번즈의 화력이 기대에 못미친다면 하위타순으로 내릴 수도 있음을 확언했다. 올해는 반드시 가을야구를 타깃으로 삼아야하고, 실패한다면 롯데는 5년 연속 들러리신세가 된다. 조 감독도 계약 마지막 해다. 믿음과 신뢰보다 최적의 조합을 위해 빠른 변화가 예상된다.
 
polestar174@sportsworldi.com 사진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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