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 경주마 채찍 사용기준 강화 ‘채찍이 능사는 아니다’

[한준호 기자] 한국마사회가 내년부터 모든 경주에 패드채찍(Padded Whip) 사용을 의무화하고 경주 당 채찍 사용횟수를 20회로 제한한다.

경주마 복지가 강화되는 글로벌 추세에 맞춰 한국경마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의도다. 본격적인 시행에 앞서,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12월 계도기간 운영을 통해 관계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계획”이라고 말을 전했다.

경마팬들이 늘 분출하는 대표적인 볼멘소리 중 하나가 ‘기수가 입상을 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채찍을 쓰지 않는다’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채찍은 결코 경주마를 빨리 뛰게 만들지 않는다. 단지 속도가 떨어지지 않게 집중력을 높여줄 뿐이다. 동물복지 측면에서 봐도 과도한 채찍 사용은 여러모로 부작용이 많다.

소위 경마선진국들이 채찍사용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세우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뒤늦게 합류한 한국도 마찬가지. 현재 한국마사회는 결승선 400m 구간에서 총 25회, 연속해서 10회 이하의 사용횟수 제한을 두고 있다. 어길 시 과태금을 처분하며 3회 누적 시 2일의 기승정지가 주어진다.

하지만 그럼에도, 내외부적으로는 채찍사용 횟수를 더욱 제한해야 된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가죽재질의 채찍과 패드채찍을 혼용해서 쓰는 것도 문제였다.

이에 한국마사회는 운영기준을 강화해 내년부터는 실제경주에서 패드채찍을 의무적으로 사용토록 했다. 패드채찍은 쿠션이 부착돼 있어 말이 느끼는 충격이 훨씬 덜하다. ‘충격’보단 ‘소리’를 통해 말의 집중력을 높이는 방식에 따른 것이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교육, 간담회의 지속적인 시행으로 경마관계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며 “최근 들어 실제로 패드채찍을 사용하는 기수들이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내년 1월부턴 경주 중 채찍 사용횟수도 조정된다. 기수들이 채찍을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하는 결승선 구간에서 당초 25회이던 사용횟수를 5회 축소했다.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